인트론 존재의 이유

–  인간 유전자 중 의미가 있는 부분은 최대 25%를 넘지 않을 것이라는 주장 제기 돼

 

Genome Biology and Evolution에 발표된 한 논문에 따르면 인간의 DNA 중 의미를 지니고 있는 부분은 최대 25%정도, 즉, 다시 말하자면 75%의 DNA는 아무런 의미가 없는, 소위 쓰레기 (junk) DNA라는 주장이 제기되었습니다.

엑손과 인트론의 존재가 알려진 이후로 사람들은 인트론의 존재 이유에 대해서 수 많은 의문을 제기해 왔습니다. 단백질로 만들어지지 않는 부분인 인트론은 전체 지놈의 약 99% 정도를 차지하고 있는데, 과학자들은 이 부분이 코딩되는 부분들, 즉, 단백질로 발현을 위한 온 오프 스위치와 같은 역할을 하고 있을 것이라고 추측하였습니다. 실제로 세포는 전체 지놈을 복제 (replication) 하는데에 어마어마한 시간과 노동력을 사용하는데, 의미가 없는 부분을 복제하기 위해서 이런 큰 에너지를 소비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생각이 있었던 것이 사실입니다. 특히 이 인트론의 존재가 특별한 이유가 있을 것이다라고 하는 주장은 일부 창조 과학을 주장하는 사람들에게 큰 지지를 받아 온 것도 사실입니다.

하지만 연구자들은 이 논문에서 인트론 영역은 특정한 기능을 수행한다기 보다는 복제 과정 중에 발생하는 자연적인 돌연변이를 감당해 줄 완충 장치의 역할을 수행하는 것 같다고 주장하였습니다. 실제로 복제 과정 중에는 DNA polymerase의 오류로 인하여 일정한 수준의 돌연변이가 자연적으로 발생하게 되어 있습니다. 만약 이 돌연변이가 생존에 직결되는 중요한 유전자에 발생할 경우, 이 개체는 자손을 낳기 전에 사망함으로서 나쁜 돌연변이가 후대로 전달되지 않는 것이 진화의 한 중요한 원리입니다.

이를 토대로 하여 연구자들은 어떤 가상의 한 커플을 만들고, 이 커플이 자신의 지놈의 100%을 의미가 있는 유전자로 가지고 있다고 가정할 때 (즉, 인트론이 전혀 없다고 가정할때), polymerase의 에러로 인해 발생한 잘못된 돌연변이 유전자가 후대로 전달되지 않기 위해서 낳아야 할 자손의 개수를 계산하였습니다.

그 결과, 총 1억명(!)의 자식을 낳아야 정상적인 후세의 지속적인 재생산이 가능하다는 결론에 도달하였습니다. 만약 1/4 정도가 의미있는 유전자라고 가정하였을 때 (즉, 75%의 인트론을 가지고 있을 때)는 네 명의 자식을 낳을 경우 이들 중 두명은 자연적으로 사망하고 나머지 두 명이 후대로 유전자를 전달할 수 있다고 합니다. 선사 시대 인간의 자손 생산 비율을 고려하였을 때, 연구진이 추산한 의미 있는 유전자의 비율은 약 8%-14% 선이고, 이는 25%를 절대 넘지 못할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산술적인 계산에 의한 추론이고 이게 정답이라다고 이야기 하기에는 아직 연구할 내용들이 많이 남아 있습니다만, 인트론의 존재 이유가 특정 기능을 수행하기 보다는 자연적으로 발생하는 polymerase의 에러율을 상쇄시키기 위한 완충 장치의 역할을 할 수도 있다는 점은 주목할만한 것 같습니다.

 

https://academic.oup.com/gbe/article-lookup/doi/10.1093/gbe/evx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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