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렴 진화는 진화의 한 과정이다.

(커버 이미지 : 수렴 진화의 대표적인 예인 슈가 글라이더와 북미 날다람쥐,  Convergent evolution – Sugar Glider and Flying Squirrel. Getty/Encyclopedia Brittanica/UIG)

창조과학회가 논문의 왜곡 인용과 체리 피킹만으로 잘못된 주장을 하는 것은 아니다. 창조 과학회는 의도적으로 과학계에서 사용하는 단어를 왜곡하여, 기존의 의미를 뒤틀기도 한다. 오늘은 수렴진화에 관한 창조과학회의 왜곡을 하나 보도록 하자.

 

일반적으로 진화는 변이=>표류/부동=>선택 의 과정을 겪는다. 여기서 선택에 영향을 주는 것은 주변 환경이며, 환경의 영향이 동일하게 작용해서 수렴진화가 일어난다는 말은 사실상 진화가 사실이란 것을 인정하는 것과 다름이 없다. 즉 창조과학회에서 이야기하는 “수렴진화는 점점 더 많은 사례에서 주장되고 있다.”는 사실 진화의 한 과정인 자연선택을 인정하겠다는 이야기가 된다.

창조과학회는 이 사례들이 매우 일반적으로 일어난다고 주장하고 있으나, 창조과학회에서 써놓은 주장들의 대부분은 수렴진화도 아니며, 수렴진화인 것 마저도 각각의 수렴진화의 원인까지 분석해놓은, 즉 진화의 과정을 매우 상세히 나타내어 주고 있는 자료를 링크하고 있다.

편집자 주 : 수렴 진화(Convergent evolution)란 계통적으로 관련이 없는 둘 이상의 생명체가 환경에 대한 적응의 결과로 유사한 특성을 보이는 현상을 말합니다. 대표적으로 포유류인 돌고래와 어류인 상어가 서로 비슷한 몸의 형태를 지니고 있는 것이나, 커버 이미지에서와 같이 유대류에 속하는 슈가 글라이더와 설치류에 속하는 날다람쥐가 외형적으로는 매우 유사한 것과 같은 예를 들 수 있습니다.

1) 거미와 지네의 독

창조과학회가 처음으로 주장한 것은 이것이다. 창조과학회는 사이언스 데일리지를 링크하면서 마치 이것이 두개의 독이 매우 비슷한 존재이나 이 두개의 생물 그룹은 이미 5억년전에 분기했음을 주장하면서, 이것이 진화학의 오류라고 주장한다.

하지만, 해당 사이언스 데일리글은 수렴진화를 “주장”하는 글이 아니라, 독의 기원을 설명하는 글이며, 달린 논문 역시도 그 두 독의 단백질 구조를 비교하는 글이다.1 해당 논문에서는 독의 진화과정을, 상세히 설명하는데, 여기서는 “독액(Venom)을 수렴적으로 모집하여, 발산진화의 형태로 안정적인 독(Toxin)을 만들었다.”라고 표현하고 있다. 이 의미는 독이 어떻게 진화해왔는지를 가장 잘 보여주는 답이다. 두개의 독은 ITP/CHH family에 속하며, 진화학 분석을 통해 같은 조상으로부터 분류되어왔음을 보여준다. 다만, 신경독의 속성을 잃어버린 ITP/CHH family가 존재하며, 이런점에서 안정적인 독의 형성은 발산진화임을 보여준다.

창조과학회의 주장과는 정 반대로, 이것은 자연계에서 주로 일어나는 일이 아니며, 진화는 유사한 답을 내놓은 적이 없다. ITP/CHH family가 어떤 형태로 안정한 독의 작용을 하는지에 관한 신경독을 가진 종과 가지지 않은 종이 분화되어 왔음을 보여주며, 신경 호르몬에 의한 모집의 형태가 수렴적으로 진화되었다는 것은, 자연선택이 이 두 종에게 비슷한 환경에서 작용해왔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창조과학회는 마치 이러한 수렴/발산진화가 함께 나타나는 유전학적 사실들을 부정한다.

수렴진화가 진화의 오류가 아닌, 오히려 선택이라는 진화의 과정을 보여준다는 사실을 분명히 명시했음에도, 이들은 그말은 쏙 빼고, 사람들의 말을 부분인용하고 있다.

 

2)천연 썬크림(natural sunscreens)의 수렴진화

창조과학회는 천연 썬크림이 수렴진화했다고 사이언스지가 이야기했다고 하면서 링크를 걸었다.

이것은 사이언스지는 맞지만 논문이 아니라 에디토리얼이므로, 필자는 원 논문을 찾아보기로 했다.원 논문에서는 sunscreen의 기능은 같지만 각각 다른 형태로 진화한 것을 보여주며 있으며 사실상 수렴진화라 보기보다는 어떤 유전형이 보존되어 있는지를 보여주는 현상으로 보는 것이 좀더 정확하다2.

 

3) 파리의 발달 스위치

창조과학회는 마치 파리의 발달에서 나타나는 극성에 관한 유전자들이 모든 파리에 걸쳐 보존되어 있지 않다는 점이 수렴진화의 일부라고 주장하면서 사이언스 데일리 뉴스 기사를 링크했다.

이것은 발달에 영향을 주는 다양한 유전자를 보여주는 것 뿐, 수렴진화라 말할 수 없다. 다만, 원 논문을 보면 Bicoid 유전자와 새로 발견된 panish라는 유전자가 서로 다른 기능을 통해 극성을 형성하는 것을 보여주는데, 이는 수렴진화와 비슷하다고 볼 수 있다.3 앞서 말했듯, 이는 선택이 같은 환경에서 이루어졌음을 보여주는 사례가 된다.

 

4) 사람과 파리의 생체시계의 수렴진화

창조과학회에서는 인간과 파리의 생체시계의 유사성이 수렴진화라고 주장하면서 하나의 기사를 링크했다.

그런데 이 기사는 단지 파리의 생체 시계가 인간의 것과 흡사하며, 비슷한 유전자를 사용한다고만 했지, 이것이 수렴진화라고 말하지는 않았다.

심지어, 해당 기사의 본 출처인 논문은 CLOCK 유전자의 다양한 생명체에서의 조절 과정을 보여주며, 인간과 파리뿐 아니라, 쥐를 포함한 다른 생명체들도 가지고 있는 유전자로서, 이것이 조절되는 방식이 상당히 다른 것을 보여주었다.4 이것은 수렴진화조차 아니며, 오히려 발산진화에 가깝다. 창조과학회에서는 기사에서 쓰는 유사성을 수렴진화로 둔갑시킨 것이다.

 

5) 다이빙하는 조류들의 수렴진화

창조과학회에서는 “다이빙”이라는 행위에 너무 많은 것을 부과한다. 정말  눈, 날개, 깃털, 폐, 부리, 발과 다른 부분들에 대한 변이를 요구할까? 답은 그렇지 않다. 이점은 다음 글에서 설명하도록 하겠다.

창조과학회에서 링크한 사이언스 데일리 기사는 여기에서 볼 수 있다.

특정한 갈래로 갈라진 종들이 다이빙에 대해 적응을 했던 형태로 나타났다는 것으로 보여준다는 사실을 이야기하는데, 이는 다이빙 관련 형질과 몸의 크기가 독립적으로 진화했음을 이야기하는 본 논문의 내용을 설명하는 것으로 수렴진화로 볼 수 없다.5

 

5) 사회성 곤충들의 수렴진화

창조과학회에서는 곤충의 진화가 수렴진화와 같은 형태로 나타난다고 주장하면서 사이언스지에 실린 논문을 인용했다.

이들은 “독립적 진화”와 수렴진화의 차이에 대해 잘 이해하지 못하는 것 같다.

해당 논문에서는 다음과 같이 말하고 있다.

“우리의 결과와 10-13(인용 논문)은 유전자 조절이 생물학적 조직의 진화적 변화에 중요한 부분이라는 예측을 지지한다. 우리의 결과는 또한 수렴적, 적응적/비적응적 진화적 과정이 처음과 조금더 발전된 사회생활 다양한 독립적전환의 과정을 거치는 것이 일반적임을 밝혀내었다.”6

창조과학회의 결론과는 전혀 달리, 독립적 전환을 밝혀낸 것 자체가 유전자 발현 조절에 의한 것임을 직접 명시하고 있다.

 

6) 경고 신호의 수렴진화

경고 신호의 수렴진화라는 제목으로 창조과학회는 마치 경고신호가 하나의 작용인 것처럼 이야기하면서 사이언스 데일리 기사를 링크했다

 

하지만 창조과학회의 주장과는 전혀 달리 “그러나 많은 연구에도 불구하고, 경고신호의 기원에 대한 만족스러운 진화 메커니즘은 제안되지 않고 있다.”는 잘못된 해석이다. 이는 “만족스런 진화 메커니즘은 제안되지 않고 있었다.”로서 해당 연구를 소개하기 전에 해당 연구가 바로 그 메커니즘을 설명해준다는 이야기를 할때 쓰는 부분을, 창조과학회에서는 체리피킹해서 쓰는 것이다.

해당 메커니즘에 대해 Burghardt 와 Weldon는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포식자는 독이 들거나 맛이 없는 것을 먹어보고 아는 것이 아니라, 본능적으로 혹은 시각적인 방식으로 피식자의 경고를 봄으로서 피하게 된다는 것이다. 그 결과, 피식자의 경고 메시지와 포식자의 경고 메시지에 대한 감지 능력이  동시 상호선택(concurrent reciprocal selection)이라는 방식으로 일종의 공진화를 하게 되었다는 것을 보여준다. 이는 창조과학회의 이야기와는 달리 경고 신호의 형성과 그 용도를 제대로 보여주는 것으로, 수렴진화로 볼 경우, “같은 환경에 노출되어 같은 선택압을 받는다”라는 현상을 여실히 드러내주는 사레가 될 수 있다.7

 

7) 외계인의 수렴진화

창조과학회는 라이브 사이언스라는 대중 페이지를 링크해, 외계인이 수렴진화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 부분은 우스울 지경으로 라이브 사이언스지의 기사에서 수학적으로 외계인이 어떻게 생겼을까를 계산(?)한걸 갖고 수렴진화라고 주장하는 등, 창조과학회가 수렴진화를 완전히 잘못 이해함을 보여주고 있다.

창조과학회는 마치 수렴진화가 완전히 독립적으로 발생한다고 생각하는 모양이지만, 사실 수렴진화는 환경의 영향이 같을때, 선택의 방향이 같게 작용한다는 것을 보여줌으로서 진화의 한 과정을 보여주는 것이기도 하다.

창조과학회는 이를 배에다가 표시를 하는 행위에 비유한다. 이 비유는 완전히 틀린 수준이 아니라, 전혀 관계가 없는 수준이다.

“정교하고 복잡한 생물의 기관과 기능들이 무작위적인 돌연변이들로 우연히 한 번 생겨나기도 믿기 어려운 일인데, 우연히 여러 번 생겨날 수도 있다는 생각 자체가 놀랍다.”

창조과학회가 주장하는 것이 말이 안되는 이유는 기능의 형성이라는 것이 생각보다 별것 아니라는 것과, 복잡성의 차이라는 것이 유전자 변이 몇개만으로 쉽게 일어나는 현상이라는 것을 간과하기 때문이다. 또한, 같은 환경하에서 같은 선택압을 받는 개체군들 사이에 비슷한 기능들이 생존하는 것이 우연이 아니라, “선택”의 결론이라는 것을 완전히 무시하고 있다.

 

진화는 우연이 아니다. 우연과 필연의 연속이다. 그리고 이는 진화 뿐 아니라, 우리 삶 모두가 그와 같다.

 

  1. Undheim EAB, Grimm LL, Low C, et al. Weaponization of a Hormone : Convergent Recruitment of Hyperglycemic Hormone into the Venom of Arthropod Predators Article Weaponization of a Hormone : Convergent Recruitment of Hyperglycemic Hormone into the Venom of Arthropod Predators. STFODE. 2015;23(7):1283-1292. doi:10.1016/j.str.2015.05.003.
  2. Osborn AR, Almabruk KH, Holzwarth G, et al. De novo synthesis of a sunscreen compound in vertebrates. 2015:1-15. doi:10.7554/eLife.05919.
  3. Klomp J, Athy D, Kwan CW, et al. A cysteine-clamp gene drives embryo polarity in the midge Chironomus. Science (80- ). 2015;348(6238). http://science.sciencemag.org/content/348/6238/1040. Accessed September 1, 2017.
  4. Jaumouillé E, Machado Almeida P, Stähli P, Koch R, Nagoshi E. Transcriptional regulation via nuclear receptor crosstalk required for the Drosophila circadian clock. Curr Biol. 2015;25(11):1502-1508. doi:10.1016/j.cub.2015.04.017.
  5. Bell A, Chiappe LM. A species-level phylogeny of the Cretaceous Hesperornithiformes (Aves: Ornithuromorpha): implications for body size evolution amongst the earliest diving birds. J Syst Palaeontol. 2016;14(3):239-251. doi:10.1080/14772019.2015.1036141.
  6. Kapheim KM, Pan H, Li C, et al. Genomic signatures of evolutionary transitions from solitary to group living. Science (80- ). 2015;348(6239):1139-1144. doi:10.1126/science.aaa4788.
  7. Weldon PJ, Burghardt GM. Evolving detente: the origin of warning signals via concurrent reciprocal selection. 2015:239-246. doi:10.1111/bij.125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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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경과학 (Neuroscience) 연구자 입니다. 진화에 관한 올바른 과학적 상식과 창조 과학의 거짓말에 대해 이야기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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