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은 누구나 할 수 있다. 그래서 나도 한마디 한다.
다행히 정부가 이공계 인력부족에 대한 걱정을 하고 있다. 하지만 아쉽게도 구체적으로 어떻게 이러한 위기를 극복하고자 하는 지는 잘 모르겠다.
임진왜란 이전에 조선의 십만양병설이 있다. 후대에 만들어진 주작이라고도 하지만, 당시에 이렇게 이야기 했다고… “10만의 군병을 미리 길러 위급한 사태에 대비해야 할 것입니다. 그렇지 않으면 10년이 지나지 않아 장차 토봉와해의 화가 있을 것입니다.” 데자뷰가 느껴지는 것은 나만이 아닐것이다. 십만양병설, 어려서는 아쉽게도 채택이 되지 못했던 정책으로 생각했었는데, 그 십만양병설이 아래 기사의 22만양성책과 비슷하게 현실감 떨어지는 과대망상이 아니었을까 생각해본다. 문과 조선의 연속체인 대한민국의 우리는 결국 몇백년째 탁상공론의 바보짓을 하는 것이다.
왜란에는 민중들이 살고자 죽기살기로 싸웠다. 하지만 이공계 위기에도 우리 이공계인들이 열심히 몸을 불사를 것으로 여기지 않았으면 좋겠다. 제천에서 노력했던 소방관들에게 왜 들어가서 타죽지 못했냐고 하는 것과 비슷하다. 세상은 넓고 이공계인들이 할 일은 지천에 널렸다. 일론 머스크는 화성에 자신의 테슬라 자동차를 쏘아 보냈고, 옥스퍼드에서는 나노포어하나로 DNA, RNA 심지어 단백질까지 서열분석을 하는 기술이 나오고 있다. 20여년 전에 일본 에니메이션이나 헐리우드 영화에서나 봤던 장면이 현실이 되가고 있다. 이들 나라에서는 항상 인재를 원한다. 자신의 분야에 정통하고 세계어인 영어를 구사한다면, 전세계 어디에서라도 이력서를 보내고 채용이 될 수 있는 세상이다.
그렇다. 위기가 오면 이공계인들이 굳이 한국에 남아서 고된 삶은 이어갈 필요가 없다. 비애국자, 나라를 등진 놈이라고 하기 전에 이공계 후속세대들에게 어떤 삶은 제공했는지 먼저 살펴보길 바란다.
[의사도 이공계에 오면 다구리당한다.]
KAIST 의사 전문연구요원 (펌요약)
1. 월급X (있으나 없다고 느낌)
2. 군대임
3. 자기가 하고 싶은 연구 못함
4. 의사경력인정 안됨
5. 관둘수가 없음 (강제임)
전세계 많은 나라들이 2-3년씩 박사후 연구연수를 지원하는 상황에서도 국부유출에 두뇌유출까지 하는 바보짓이라고 그나마도 적은 지원을 1년단기로 하는 것이 선진 대한민국의 민낯이다. 집에서 조차 공부만 잘했지 돈도 못버는 병신 놈 취급을 7-8년 받아가면서 박사를 받아도, 기다리는 것은 우리의 꿈을 무시해버리는 조국이다. 같이 박사후연수를 나온 중국, 일본, 유럽 친구들은 2-3년간 출신 국가에서 지원을 받는다. 우리만 어디에도 기댈 곳이 없이 버려진다. 그래서 미국에 온 동료들은 가능하면 빨리 더 미국인처럼 되려고 한다. 한국에서 아무런 지원을 받지 못하는 상황에서 유일한 희망은 미국사회의 일원이 되어 그 사회의 지원을 받는 것이 그나마 현명하기 때문이다. 어떻게 하면 되는지 알려주는 소개글도 많이 봤다. 이러한 두뇌유출을 걱정해서일까? 아니면 단순히 스티브유가 도망을 가서일까? 대한민국은 병역의 의무를 다하고 나서도, 타국가의 국적을 받는 순간 대한민국국적을 잃도록 법으로 명시해 두었다. 애국은 강요하지만, 도와줄 생각은 하나도 하지 않는 것이다. 내가 너무 큰 오해를 가지고 사는 것이길 바란다.
★★★ 꼭 알아두세요 ★★★
대한민국 국적만 가지고 있던 국민이 캐나다 등 외국으로 이민을 가서 해당국가 국적(시민권)을 취득하는 경우는 개정 국적법에 의하더라도 복수국적 허용대상이 아닙니다. 이러한 경우에는 종전 국적법과 마찬가지로 해당국가의 국적(시민권)을 취득하는 바로 시점에 대한민국 국적이 상실되며, 국적상실신고를 하지 않아 가족관계등록부(구 호적)가 정리되지 않고 남아있다 하더라도 대한민국 국적은 이미 상실된 채 외국 국적만 보유한 상태가 됩니다.
지금 젊은 세대는 내가 속한 세대보다 영어를 훨씬 잘한다. 내가 외국에 처음와서 영어하는 것보다 내가 새로 뽑은 한국 박사님들의 영어실력이 더 낫다는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니다. 이들은 전세계 어디에서나 뿌리를 내릴 수 있는 실력을 갖추고 있다. 과연 이들도 우리세대와 같은 회귀본능을 가지고 있을 지는 기다려보면 알 일이다.
더불어 중국의 부상과 일본의 건재함을 항상 경계해야 한다. 이 두 국가는 지리적인 근접성과 문화적 유사성 때문에 앞으로 한국 과학자들이 자리를 잡기를 선호하는 곳들이 많이 생길 나라들이다. 특히 중국과학은 국제화와 동시에 첨단화를 동시에 이루고 있다. 우리 연구소 소장님도 지난 12월에 중국에 다녀와서 ‘Amazing’하다는 이야기를 몇주동안 하셨다. 먼지가 많아서 조금 꺼려지지만, 중국이 더욱 부상을 하게되면 황해를 건너가서 사시는 분들이 많아질 것 같다. 산동반도와 연평도를 잊는 해저터널같은 거라도 생기면 서울-부산이나 서울-산동이나 비슷한 거리가 된다. 당나라때에도 신라소가 있었고 백제마을이 있던 곳이 중국 동부해안이다. 홍콩과 같이 영어가 통하는 국제도시에 고향과도 가깝고 더불어 대우까지 잘 받는다면 망설일 이유가 점점 사라진다. 이미 비행기 조종사도 많이 잃었다고 들었다. 역사가 반복되는 것일 수도 있고, 원래 정해진대로 균형이 잡히는 것일 수도 있다. 천년에 한 번 올까한 리드는 이미 놓쳤겠지.
자, 한마디가 좀 길었다. 미래가 안보이는 22만 양성설에 대해서 다시 한 번 이야기 해보자.
http://m.news.naver.com/read.nhn?sid1=105&oid=011&aid=00032176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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