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오스 이론으로 풀어보는 지구 온난화

여러분이 카오스이론을 검색해 보면 흔히 다음과 같은 뭔지 모를 그림을 볼 수 있습니다.

이것은 나비효과를 발견했던 에드워드 로렌츠가 기상현상을 계산하는 비선형방정식에서 필요없는 부분들을 모두 지우고 비선형을 나타내는 부분만 남겨 간단하게(이게 간단?) 만든 함수입니다. 즉 비선형계의 움직임을 보여주는 가장 간단한 모습입니다. 원래 ‘나비효과’란 말이 이 그래프를 보고 만든 것은 아닙니다만 묘하게 나비와 비슷한 모습을 하고 있습니다.

이 그래프를 분석하면 비선형계에 대해 좀더 이해를 할 수 있습니다만, 이 복잡한 그래프를 분석하기 위해서는 어느 정도의 수학적 지식이 필요합니다. 그것은 제가 쓰는 이 글의 취지에 맞지 않습니다.

그러므로 여기서는 이 그래프는 제껴두고 좀더 직관적인 보기를 들도록 하겠습니다. 물론 그만큼 약간의 억지(?)가 포함될 수 있습니다.

가까운 미래, Ski-rat이란 인공지능이 반란을 일으켰다. 스키-랫은 수많은 전투형 로봇을 만들어 인간들을 사냥했다. 인간들은 전멸의 위기에 내몰렸다.

그러나 그 와중에 인간들 중에서 한 지도자가 나타났다. 그는 사람들에게 로봇과 싸우는 방법을 가르치는 한편, 스키-랫도 예상하지 못하는 전략으로 승기를 잡을 수 있었다.

궁지에 몰린 스키-랫은 과거로 시간여행을 해서 지도자의 어머니를 살해하기로 결정하고는 터미널이라는 로봇을 과거로 보냈다. 다만 알 수 없는 버그로 인해 전투용 터미네이터가 아닌 터미널이란 참모로봇, 허약한 몸에 머리만 큰 로봇이 과거에 도착했다.

터미널은 미래 지도자의 어머니인 대학생 세라를 발견하고 관찰을 시작했다. 과거 인간들이 7일간의 주기로 생활한다는 것을 알고 있던 터미널은 세라를 일주일간 관찰하여 귀가시간을 알아냈다. 토요일 20시 13분을 목표로 삼은 터미널은 정확히 그시간에 터지도록 폭탄을 설치했다. 과연 터미널은 임무를 완수할 수 있을까?

저 터미널이라는 로봇이 기대한 세라의 스케줄(귀가시간)은 다음과 같이 일주일 단위로 정확하게 반복되는 것입니다. 이에 따라 세라의 귀가시간을 정확하게 예측하고 폭탄을 설치할 수 있었던 것입니다.

㉠ 터미널이 기대한 세라의 귀가시간

이와 같은 것이 기존 물리학에서 다루던 단순한 환경입니다. 이와 같은 움직임은 간단한 선형 미분방정식 형태이기에 어느 날의 귀가시간을 쉽게 계산할 수 있습니다. 요일만 알면 귀가시간을 정확하게 알 수 있죠.

이와 같은 간단한 시스템을 선형방정식이라고 하며 이렇게 간단한 선형방정식으로 표현할 수 있는 시스템을 선형계(Linear system)라고 합니다.

하지만 첫 글에서도 이야기했듯, 이런 선형계는 오히려 자연계에서 예외적인 현상입니다. 이를테면 귀가시 누군가와 부딫쳐 2,3초 늦은 세라가, 그 2,3초 때문에 버스를 놓치고 다음 버스를 타기 위해 5분이 늦는 등의 수많은 변수가 존재하기에 위와 같은 선형방정식으로 세라의 귀가시간을 정확히 측정할 수가 없습니다. 실제 세라의 귀가시간은 다음과 같은, 유사한 형태가 반복되지만 정확하게 반복되지는 않는 형태가 될 것입니다.

㉡ 세라의 실제 귀가시간

이와 같은 경우에 세라의 귀가시간을 정확하게 계산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다른 사람과 부딫쳐 2,3초 늦을 수 있으므로 터미널은 이 학교에 있는 모든 사람들의 움직임을 고려해야 합니다. 그리고 그 2,3초 때문에 버스를 놓칠 수 있으므로 터미널은 근처를 오가는 모든 버스들의 움직임을 고려해야 하죠. 또한 버스들의 움직임을 계산하기 위해서는 그 버스를 타고 내리는 모든 승객들의 움직임을 또다시 고려해야 합니다.

한마디로 고려해야 할 변수가 너무 많아 계산이 불가능하다는 뜻입니다. 이런 것을 비선형계(Non-linear system) 또는 카오스계(Chaos system)라고 합니다.

터미널은 세라의 귀가시간 계산이 틀렸다는 사실을 깨닫고 아슬아슬하게 폭탄의 폭발을 멈췄다. 그리고 나서 터미널은 세라의 귀가시간에 대해 좀더 조사하기로 결정했다.

마침내 터미널은 결국 세라의 귀가시간을 정확하게 예측하기는 변수가 너무 많아 불가능하다는 결론을 내렸다.

하지만 터미널의 연구는 완전히 헛된 것은 아니었다. 터미널은 다음과 같은 결론을 내리게 되었다.

  • 월요일 : 16:57~17:30 사이에 귀가할 확률 91%
  • 화요일 : 18:01~18:47 사이에 귀가할 확률 89%
  • ….
  • 토요일 : 19:47~21:33 사이에 귀가할 확률 94%
  • 일요일 : 19:07~19:37 사이에 귀가할 확률 97%

터미널은 가장 짧으면서도 가장 가능성이 높은 구간인 일요일 19:07~19:37 사이에 30분간 매복하기로 작전을 바꾸었다.

이와 같이 비선형계에서는 정확한 예측 – 특정한 날의 세라의 귀가시간 예측은 불가능합니다. 그대신 패턴은 예측할 수 있습니다. 터미널이 [세라를 만날 가능성이 가장 큰 시간대]를 찾은 것처럼 말입니다.

물리학에서 안정된 상태를 Steady state라고 합니다. 멈춰있거나 규칙적인 운동을 하는 상태, 즉 일정 시간 후의 모습을 계산할 수 있는 상태를 말합니다. 서있는 마네킹은 시간이 지나도 그 모습을 유지할 것이며 왕복운동을 하는 진자는 (공기저항이 없다면) 같은 운동을 계속할 것입니다.

㉠의 스케줄은 안정된 상태(Steady state)입니다. 매우 규칙적인 변화를 보이므로 터미널은 어떤 날이든지 세라의 귀가시간을 예측할 수 있고 얼마든지 세라를 처치할 수 있습니다.

㉡의 스케줄은 안정된 상태라고 할 수 없습니다. 수많은 변수(친구, 버스, 승객, …)들이 세라의 귀가시간에 영향을 미치기에 정확한 시간을 계산할 수 없기 때문이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터미널이 세라의 귀가시간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는 것은 아닙니다. 패턴을 예측할 수 있죠. 터미널은 세라의 귀가시간의 패턴을 파악하고 가장 임무를 완수할 가능성이 큰 시간대에 매복을 할 수 있게 된 것입니다.

앞에서 이야기했던 날씨도 마찬가지입니다. 지금부터 10년 후 오늘 이곳의 기온이 정확히 몇도일지 알 수 없습니다. 하지만 그때의 기온이 영하 60℃나 영상 80℃가 되지 않으리란 사실은 알 수 있습니다. 왜일까요? 날씨가 어떻게 변할지는 정확히 알 수 없지만, 그 날씨가 이미 확인된 패턴을 따라 움직인다는 사실은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카오스이론을 연구하던 학자들은 이와 같은 이상한 안정성 – 무질서하지만 패턴에서 벗어나지 않는 안정성 – 에 주목했습니다. 그리고 이와 같은 새로운 안정성을 기존의 안정성(Steady state)과 구분해야 할 필요성을 느꼈습니다. 그들은 이러한 새로운 안정성에 기묘한 끌개(Strange attractor)라는 이름을 붙이게 되었습니다. 기존의 안정된 상태(Steady state)가 정적인 안정상태라면 기묘한 끌개(Strange attractor)는 동적인 안정상태 – 끊임없이 불규칙적으로 변화하면서도 어느 정도 예측 가능한 상태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것은 계속 불규칙하게 움직이면서도 특정한 패턴으로 끌어들이는(Attract) 현상을 의미합니다. 즉 세라의 마지막 강의시간이 세라의 귀가시간을 끌어들이는 끌개라고 할 수 있습니다.

저 위 간단한(?) 그래프의 움직임을 한층 더 간략화시켜 x좌표의 변화만을 표시한다면 다음과 같습니다.

보시다시피 전혀 규칙적이지 않기에 그래프가 어느 순간 어디에 가 있을지 알 수 없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정 범위 안에서 오르락내리락한다는 패턴은 알 수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저 그래프가 비선형계이며 일정범위에서 오락가락하는 끌개를 가지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비선형계의 안정된 상태를 왜 끌개(Attractor)라 부르는지 좀더 살펴보기로 하겠습니다.

집 앞에서 매복하던 터미널은 세라가 귀가하는 것을 발견했다. 97%의 확률이 맞은 것이다!

터미널은 세라를 해치기 위해, 그리고 자신의 정체가 드러나지 않도록 하기 위해 경사로에 주차되어 있던 차의 브레이크를 풀었다.

그 차는 곧장 세라를 향해 굴러내려가며 세라를 치어 터미널의 임무를 완수할 수 있을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바로 그 때 옆에 있던 누군가가 세라를 끌어당겼다. 덕분에 세라는 차에 정면으로 치이는 것은 피했지만 차에 스치면서 전치 1주의 피해를 입고 병원에 입원해야 했다.

교통사고라는 충격에 의해 세라의 귀가시간 패턴은 교란을 겪습니다. 즉 병원에 입원해 있기에 귀가시간이라는 패턴은 세라지는 것이죠.

하지만 이런 소실이 영구할까요? 다음 그림과 같이 시간이 지나 퇴원을 한다면 세라의 귀가시간은 다시 원래대로 복구될 것입니다.

기존 물리학의 안정된 상태(Steady State)는 복원성이 없습니다. 서있는 마네킹은 안정된 상태(Steady State)지만 충격을 받아 쓰러지면 스스로 다시 설 수 없습니다. 왕복운동을 하는 진자 역시 규칙적인 운동을 하는 안정된 상태(Steady State)지만 충격을 받아 멈춘다면 스스로 다시 움직일 수 없습니다.

그에 비해 세라의 귀가시간이라는 이상한 끌개(Strange Attractor)에는 상당한 복원성이 있습니다. 세라는 교통사고라는 충격에 의해 생활의 교란을 받았지만, 일주일이 지난 후에는 다시 원래의 패턴을 되찾게 됩니다. 즉 아무리 큰 충격을 받더라도 원래의 패턴으로 되돌아오는 것이 이상한 끌개(Strange Attractor)의 특성입니다.

이러한 특성은 다음의 간단한 그래프에서도 찾아볼 수 있습니다.

위에서 붉은 그래프는 이 시스템에 커다란 충격을 주었을 때의 모습입니다. 충격에 의해 100까지 치솟았던 그래프는 빠른 속도로 떨어져서 결국은 충격이 없었을 때의 그래프(푸른색)와 동일한 패턴을 보입니다. 충격 이후의 상황만을 보면 어느 쪽이 충격을 받은 그래프인지 구분을 할 수가 없습니다.

앞에서 지구의 기후 역시 비선형계로서 이상한 끌개를 가지고 있다고 했습니다. 그렇다면 지구의 기후 역시 이런 복원성을 가지고 있을까요?

지금으로부터 6500만년전, 우주 어디에선가 거대한 운석이 현재의 중앙아메리카 칙쇼루브(Chicxulub) 부근에 떨어졌습니다. 그 흔적은 지금까지 멕시코만에 남아있습니다.

운석충돌

그 운석의 충돌로 인해 지구의 기후는 엄청난 충격을 받게 됩니다. 충돌에 의한 열로 엄청난 폭풍이 일어났으며 성층권까지 올라간 먼지로 인해 태양빛을 가려 기온이 떨어졌죠. 이러한 기후변화로 인해 공룡을 비롯한 수많은 동식물들이 멸종을 하고 말았습니다.

중생대 후기 운석충돌의 충격으로 인한 이상기후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구의 기후는 빠른 시간 안에 원래대로 되돌아오게 됩니다. 그리고 되돌아온 기후 속에서 포유류와 조류를 비롯한 살아남은 동식물들이 다시 번성을 할 수 있었습니다.

시간이 지난 후 기후가 되돌아온 신생대

즉 지구의 기후 역시 운석이 충돌하는 충격에서도 원래대로 되돌아올 수 있는 이상한 끌개(Strange attractor)를 가지고 있는 비선형계입니다.

이와 같이 이상한 끌개(Strange attractor)는 안정된 상태(Steady state)보다도 더욱 안정적입니다. 안정된 상태(Steady State)는 그 상태에서 벗어나면 다시 원래 상태로 스스로 돌아올 수 없는 반면, 이상한 끌개(Strange attractor)는 스스로 그 충격에서 회복하여 원래의 패턴을 되찾는 성질을 가지고 있습니다. 만약 지구 대기가 비선형계가 아니라면 저 운석의 충돌에서 회복하지 못하고 지금까지도 운석충돌의 후유증이 계속되고 있을 것입니다. 지구 대기가 비선형계(또는 카오스계)이기에 운석충돌에서 회복될 수 있었던 것입니다.

이렇게 지구의 기후는 원래의 패턴을 되찾는 이상한 끌개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현재 사람들이 걱정하고 있는 온실효과 같은 것은 아무 문제가 되지 않겠네요. 운석충돌에서도 회복한 기후인데, 이산화탄소 농도에 의한 온실효과쯤은 다시 기묘한 끌개에 의해 되돌아가서 금방 원래의 기후를 되찾지 않을까요? 그냥 온실효과 같은 것은 걱정하지 말고 석유 펑펑 태웁시다.

저 세라의 귀가시간으로 되돌아가 봅시다.

병원에서 퇴원한 몇달 후 세라는 친구들과 함께 우연히 창업박람회를 보게 되었다. 그곳에서 창업에 대한 아이디어를 얻은 그녀는 맘에 맞는 친구와 함께 창업을 하기로 결심하였다.

학교를 휴학한 세라는 친구과 창업을 준비하기 위해, 그리고 창업을 한 이후에도 바쁜 시간을 보내게 되었다.

위에서도 말했지만, 세라의 귀가시간이라는 끌개(Attactor)는 교통사고라는 큰 충격을 겪고도 원래의 패턴으로 되돌아오게 만드는 힘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것이야말로 비선형계가 가지고 있는 안정성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런데 세라가 창업박람회에 참석했다는 (교통사고에 비하면 매우 자그마한) 충격에 의해서는 어떻게 될까요?

창업박람회에 참석함으로써 비교적 널널하게 지내던 학교생활 대신 창업을 준비하느라 매일같이 밤늦게 돌아오는 전혀 새로운 패턴이 시작되었습니다.

앞에서 비선형계는 원래의 패턴으로 되돌아오는 이상한 끌개(Strange Attractor)가 있다고 이야기했습니다. 그런데 여기서는 왜 그 끌개로 끌려오지 않고 새로운 패턴으로 움직이고 있을까요?

비선형계에서의 끌개는 단 하나만 존재하지 않습니다. 두개 이상의 끌개가 동시에 존재할 수 있으며, 비선형계는 그중 하나의 끌개에 끌려간 상태입니다. 그리고 특정한 조건에 의해 하나의 끌개에서 다른 끌개로 넘어갈 수 있습니다.

여기 세라의 귀가시간이라는 비선형계에는 말하자면 학창생활이라는 끌개와 창업이라는 두 개의 이상한 끌개가 존재하고 있습니다. 세라의 귀가시간은 처음에 학창생활이라는 끌개에 위치하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창업박람회 참가라는 사건에 의해 창업이라는 끌개로 넘어가게 되었죠. 이렇게 창업이라는 끌개로 넘어간 상태에서 터미널이 다시 교통사고를 일으킨다면, 세라는 잠시의 입원 이후 학창생활이 아닌 창업이라는 끌개로 돌아가게 될 것입니다.

1986년, 오스트레일리아 남부에서 빙하에 의한 침식흔적이 있는 지층이 발견되었습니다. 그런데 지층의 지자기를 분석한 결과는 극지가 아니라 적도지방에서 만들어진 지층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지구에서 가장 더운 지역인 적도에 빙하가 있었다? 이런 말도 안되는 일이 어떻게 벌어진 것일까요?

지구(를 비롯한 행성들)는 태양(과 같은 항성)의 에너지에 의존합니다. 수풀이나 검은 흙으로 쏟아지는 햇볕은 지구로 흡수되어 지구의 온도를 높입니다. 반면 눈이나 얼음으로 쏟아지는 햇볕은 반사되어 우주로 되돌아갑니다. 이와 같이 행성의 반사율을 알베도(Albedo)라고 합니다.

알베도값이 작으면 반사율이 작다는 뜻이고 많은 햇볕을 흡수한다는 뜻이며 결국 행성의 온도가 올라간다는 말이 됩니다. 반대로 알베도값이 크면 더 많은 태양에너지가 반사되어 우주로 되돌아간다는 뜻이며 행성의 온도가 내려간다는 말이 되죠.

어떤 이유로 지구의 온도가 어느 정도 내려간다면 무슨 일이 벌어질까요?

  1. 지구 온도가 내려가므로 고위도 지방의 만년설 영역이 늘어난다.
  2. 만년설에 의해 알베도값이 증가 – 지구에 흡수되는 태양열 감소
  3. 흡수되는 태양열 감소로 지구 온도 내려감
  4. 지구 온도가 내려가므로 고위도 지방의 만년설 영역이 늘어난다.
  5. 만년설에 의해 알베도값이 증가 – 지구에 흡수되는 태양열 감소

……

이런 악순환으로 인해 지구의 온도는 계속 내려가게 됩니다. 실제로 수퍼컴퓨터로 기후를 시뮬레이션해본 결과, 이렇게 되면 지구는 적도 부근까지 얼음으로 뒤덮이게 되며 결국 -70℃ 근방의 새로운 이상한 끌개(Strange Attractor)에 정착하게 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이렇게 적도지방까지 눈으로 덮여 안정된 상태로 차가운 기후가 지속되는 것을 눈덩이지구(Snowball Earth)라 합니다.

눈덩이지구와 만년설

그렇다면 지구는 어떤 사고를 겪었기에 이런 눈덩이지구라는 새로운 끌개로 들어가게 되었을까요? 그리고 어떤 사고로 말미암아 다시 온난한 지구로 되돌아올 수 있었을까요? 사실 이것은 아직 여러가지 가설을 가지고 연구를 하고 있습니다. 이를테면 다음과 같은 가설이 있습니다.

7억년전 나타난 광합성을 하는 남조류에 의해 이산화탄소가 감소하고 산소가 증가했습니다. 증가한 산소는 메탄 등의 온실가스를 산화시켜 없앴으므로 온실효과가 감소하여 지구 온도가 낮아졌습니다. 그에 의해 위에서 언급한 악순환에 의해 눈덩이지구 끌개로 진입할 수 있습니다.

대규모 화산활동에 의해 분출된 화산재가 눈을 덮어 태양에너지를 흡수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렇게 흡수된 태양에너지는 화산에서 같이 방출된 이산화탄소, 메탄 등의 온실가스에 의해 대기에 갇혀 지구의 온도를 올릴 수 있습니다. 그에 의해 눈이 녹아 땅이 드러나면 그만큼 더 많은 에너지를 흡수할 수 있으며 더 많은 에너지가 온실가스에 갇혀 지구온도는 더욱 높아집니다. 이러한 악순환에 의해 눈덩이지구에서 벗어날 수 있습니다.

지구가 어떻게 눈덩이지구로 들어갈 수 있었는지, 그리고 어떻게 다시 온난한 지구로 되돌아올 수 있었는지가 정확히 알려지지 않았다고 해도, 비선형계의 안정된 상태 – 기묘한 끌개가 단 하나가 아님은 알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온실가스의 부족으로 인해 눈덩이지구라는 새로운 끌개로 끌려가게 된 것처럼, 지금과 같은 온실가스 과다에 의해서도 어떤 새로운 끌개로 끌려가게 될지 알 수 없는 일입니다.

지금으로부터 7억년전 지구는 산소가 전혀 없는 행성이었습니다. 이때에는 산소를 사용하지 않는 혐기성 박테리아들이 번성하고 있었습니다.

그런 상황에서 남조류가 등장합니다. 이들은 빛에너지로 광합성을 하며 대기 중으로 산소를 방출합니다. 그리하여 대기는 산소가 없는 끌개로부터 산소가 다량 존재하는 새로운 끌개로 끌려들어가게 됩니다. 그리고 그러한(산소가 풍부한) 끌개는 화산폭발이나 운석충돌 등의 충격에도 불구하고 현재까지 유지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렇게 산소가 풍부한 새로운 끌개는 이전에 살던 혐기성 박테리아들에게는 재앙이었죠. 산소는 박테리아들의 세포막을 산화시켜 파괴해 버려 박테리아들을 죽여버렸습니다. 결국 이 새로운 끌개에 적응하지 못한 혐기성 박테리아들은 산소가 없는 구석을 찾아가 겨우 연명하게 되었죠.

마찬가지로 만약 온실효과에 의해 지구가 새로운 이상한 끌개에 돌입하게 된다면, 그것은 인류에게도 재앙이 될 것입니다. 그리고 인류는 지금의 혐기성 박테리아처럼 적대적인 환경에서 힘겨운 삶을 살아야 할 것입니다.

인간이 개입하지 않는다면 지구의 기후는 현재와 같은 온난한 기후라는 끌개의 중심에 놓여 있습니다. 이때는 중생대 말의 운석충돌과 같이 큰 충격이 오더라도 원래의 끌개로 되돌아오게 될 것입니다.

하지만 온실효과가 극심해진다는 것은 지구의 기후를 현재의 끌개에서 끌어내 다른 끌개로 접근시키는 일이 됩니다. 이렇게 된다면 어떤 충격에 의해 다른 끌개로 끌려들어가게 될 가능성이 커진다는 뜻이 됩니다. 그 새로운 기묘한 끌개가 인간에게 우호적인 환경일 가능성은 그리 크지 않을 것입니다.

그 때문에 온실가스를 줄인다는 것은 인류가 살 수 있는 현재의 기묘한 끌개(Strange attractor)를 유지하는 길이 되는 것입니다.

Reference

지구는 얼음에 덮여 있었다(한겨레 21 과학)

http://legacy.h21.hani.co.kr/h21/data/L991115/1p3pbf2b.html

‘눈덩이 지구’ 어떻게 사라졌나?(Sciencetimes October 28,2019)

https://www.sciencetimes.co.kr/?news=%EB%88%88%EB%8D%A9%EC%9D%B4-%EC%A7%80%EA%B5%AC-%EC%96%B4%EB%96%BB%EA%B2%8C-%EC%82%AC%EB%9D%BC%EC%A1%8C%EB%82%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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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솔

30년 경력 프로그래머입니다. 카오스 이론에 대한 컴퓨터 프로그래밍을 연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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