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티백서가 인터넷을 만났을때

진보 논객으로 활동하다가 안티백서가 된 한 사람의 페이스북 페이지가 연일 화제다. 생업에 바쁘게 살고 있던 필자를 편집장이 다급하게 불렀다. 뭐 한 개인이 자기 페북에 쓴 글인데 그게 환타지 소설이건 잡설이건 뭐가 문제겠냐 싶었다. 그런데 리플에 달린 사람들의 반응과 좋아요의 숫자를 보니 이게 우습게 볼 일이 아니다. 그래서 팩트 체크 들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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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위스의 보건의학 전문가 아스트리드 스터켈베르제:

그녀는 유엔과 유럽연합의 보건의학 자문위원으로 십여년간 활동해 왔으며, 스위스 로잔대학, 이탈리아 브레시아 대학 의과대학에서 가르쳐 왔다. 사진은 지난 토요일 제네바에서 있었던 코비드19법 반대집회와 거기서 발언하는 그녀의 모습이다. 핵심 발언들만 뽑아봤다."
이름을 이상하게 써 놔서 검색하는데 한참 걸렸다. Astrid Stuckelberger. 구글에서 검색해 봤다.
있다 있어.. 뭔가 찜찜한 느낌은 항상 예상을 벗어나지 않는다. 자기 이름으로 된 도메인이 있다. 예전 설탕 관련 글의 데자뷰가 떠오른다. 자.. 여기서 하나 기억해 두자.. 제대로 과학에 종사하는 과학자들은 보통 자기 이름.com의 도메인을 확보하여 관리할 만큼 여유롭지도 널널하지도 않다. 그 홈페이지에서 돈줄이 나오는 사람들이 보통 자기 이름의 도메인을 가진다.
홈페이지를 클릭해 들어갔다.
어후… 직업도 참 많으시다. 게다가 자기 이름 앞에 꼬박 꼬박 붙이는 Dr… 또 하나 기억하자.. 과학자들은 자기 소개 할때 “아무개 박사입니다” 이렇게 소개 절대 안한다. 그냥 아무개 입니다라고 하고 자기 학위는 공식 문서에서나 써 놓는다. 자랑스러운 타이틀이지만 다들 겸손한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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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다가 이런 사람들의 홈페이지에서 절때 빠질 수 없는 메뉴 – Store까지 가지고 계신다. 들어가보니 자기 책장사 하고 있다. 귀찮아서 스샷은 생략한다. 이 분은 뭘 연구하셨나 살펴봤다. (전체 리스트는 여기)
일단 뭐 여러개가 쏟아져 나오기는 한다. 문제는 이 양반의 글들의 대부분은 노화와 건강에 관련된 것이고, 그나마 한숟가락이라도 얹고 있는 것은 저 위에 두번째로 나온 보건 정책 관련한 별로 임팩트 없는 글 하나다. 어쩌다가 노화에 관심 있으신 분이 갑작스럽게 백신 전문가가 되었는지는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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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위스의 지난해 사망자는 예년과 비교해 늘어나지 않았다. 스위스에서도 전 세계적으로도, 지난해 우리는 팬데믹이라고 불릴만한 전대미문의 각별한 전염병을 겪지 않은 것이다. 그런데도 이 난리가 났던 것은 PCR테스트라는 도구가 부적절하게 동원됐기 때문이다. 그것을 발명한 캐리 뮐리스도, 바이러스 감염여부를 파악하는 도구로 남용해선 안된다고 분명히 말했다. 그러나 모든 나라에서 남용되었고 바이러스 감염자 수는 이 테크닉으로 부풀려져 팬데믹을 만들었다."
스위스 뿐만 아니라 전세계적인 현상이다. 사망자의 숫자가 변화 없는 것은 이미 작년 하반기에서부터 시작됐다. 그 원인은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이미 가실 분들은 가셨고, 반년여간의 엄청난 락다운 덕에 전파 및 중증으로는 진행이 더뎌졌고, 중증 환자에 대응하는 매뉴얼들이 각 나라에 생겼기 때문이다.
PCR 발명자인 Kary Mullis가 PCR을 테스트 도구로 사용해서 안된다고 이야기 한 것은 명백한 거짓이다. 그리고 현재 코로나를 떠나 수 많은 질병 진단의 방법으로 가장 널리 사용되는 방법이다. 본인에게 PCR이라는 단어가 생소하다고 해서 그게 새로운 기술이라고 생각하면 곤란하다. 참고로 저 주장은 영국의 저널리스트인 John Lauritsen이 1996년에 AIDS (HIV)에 대해서 한 말이다. 이에 대한 자세한 팩트 체크는 인터넷에 널렸으니 영어가 되시는 독자들은 참고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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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코로나 바이러스는 계속 변이한다. 그렇게 변이하는 바이러스에 맞서는데 백신보다 훨씬 더 강력하고 안전한 각자의 면역력이 있다. 코로나를 겪었던 사람에겐 항체가 있을 터이고, 그렇지 않은 사람도 상당수가 이미 코로나에 대한 면역력을 가지고 있다. 백신은 필요하지 않다.
백신이 바로 면역을 생성시키는 물질이라는건 요즘 초등학생도 안다. 백신을 맞는것 자체가 각자의 면역력을 이용하는 것이다. 이 분은 아마도 백신 그 자체가 우리 몸을 보호하는 물질이라고 생각하는 모양이다.
한번 걸린적이 있다면 항체가 있을 가능성이 높은 것도 사실이지만 누가 중화항체를 가지고 있을지 선별하는 것은 백신을 맞는 것보다 더 큰 골치거리이며 또 항체를 가지고 있어도 새로운 변이에 대응이 가능할지 여부는 불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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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 상황에서 보건위생 상 중요한 한 가지 지침은, 가급적 백신자들과 접촉하지 마시기 바란다. 특히 젊은이들, 백신을 맞은 사람과 키스를 하거나 성관계를 갖지 마시기 바란다. 위험하다. 이번 코로나 백신에는 들어가선 안될 뭔가가 들어가 있다. 플로리다 주에서는 백신을 맞은 사람들을 고용하지 않는 학교들이 있다. 백신자와 접촉한 임신한 여성들이 유산하는 일이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다. 백신을 맞은 사람들이 역으로 백신 맞지 않은 사람들을 전염시킬 수 있다. 적어도 6개월 간은 이들과 거리를 두시기 바란다.
누군가에게는 백신을 맞은 사람을 찾는것 보다 키스나 성관계를 할 사람을 찾는 것이 더 어렵다. 이건 백신을 아직까지 맞지 못한 모태 솔로를 두번 죽이는 말이다. 뭐가 어떻게 전염된다는것이 좀 자세히 설명해서 논문으로 내 주면 좋겠다. 검증만 된다면 네이처 커버는 물론이거니와 노벨상까지도 탈 수 있을것이다. 플로리다의 그 학교는 전세계적으로 대차게 까이고 있다. 6개월의 기준은 어떻게 나온건지도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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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백신자들로부터 스파이크 단백질 전파를 예방하기 위한 한 방편으로 솔잎차를 추천한다.
가장 빵터진 부분이다. 일단 스파이크 단백질이 전파된다는 데에서 크게 빵 터졌고, 코로나에 대항하는 비장의 무기가 솔잎차라는데에서 또 터졌다. 단백질이 전파되면 헬스장에서 근육 좀 서로 나눠주면 되겠다. 또 왜 하필 솔잎차인가. 솔잎이라면 소나무인데 정확히 어떤 소나무를 말하나? P. densiflora? P. thunbergii? P. koraiensis? Larix kaempferi? 소나무와 비슷한 잣나무는 안되나? 배추차는? 모과차는? 익모초는 무시하나?
어떤 소나무로 할까요 알아맞춰보세요.
솔잎차 많이 드시면 변비에 걸린다는 이야기도 있으니 조심해서 즐기시기 바란다. 변비, 괴롭기로 말하면 코로나 버금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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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로 대한민국 정부는 신생아가 태어나면 만 12세가 되기까지 다음의 총 17종의 백신을 무상으로 제공한다.
결핵(BCG, 피내용), B형간염(HepB), 디프테리아/파상풍/백일해(DTaP), 파상풍/디프테리아(Td), 파상풍/디프테리아/백일해 (Tdap), 폴리오(IPV), 디프테리아/파상풍/백일해/폴리오(DTaP-IPV), 디프테리아/파상풍/백일해/폴리오/b형헤모필루스인플루엔자 (DTaP-IPV/Hib),b형헤모필루스인플루엔자(Hib), 폐렴구균, 홍역/유행성이하선염/풍진(MMR), 수두(VAR), 일본뇌염 불활성화 백신(IJEV), 일본뇌염 약독화 생백신(LJEV), A형간염(HepA), 사람유두종바이러스(HPV), 인플루엔자(IIV)
본인과 본인 자녀가 이 백신들 중 하나도 맞지 않았지만 저 병들에 걸리지 않았다면, 그건 본인을 제외한 다른 사람들이 모두 다 저 백신을 맞아준 공로에 무임승차하고 있다는 사실을 잊지 말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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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KD

나는 누구고 여긴 어딘데 나는 왜 유전자에 관한 글을 쓰고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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