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들의 한 논문으로 시작된 트윗 전쟁

2018년 10월 30일 한 그룹의 의사들이 논문을 발표합니다. 이들은 11월 20일자 저널에 실린 이 논문에서 총기 난사 사건으로 인한 인명 피해에 대한 매우 높은 경각심이 필요하며 국가가 더 적극적으로 나서서 총기 규제를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이 논문이 발표된 지 불과 일주일 후, 캘리포니아 남부의 한 바에서 끔직한 총기 난사 사건이 발생합니다. 바에서 파티를 즐기던 대학생들과 경찰을 포함하여 총 13명이 사망하고 23명이 중경상을 입습니다. 28세의 전직 해군 출신으로 알려진 범인 또한 스스로 목숨을 끊었습니다.

 

의사들의 논문, 그리고 때 맞춰 발생한 대참사로 궁지에 몰린 미국 총기 협회 (National Rifle Association, NRA)는 의사들을 향해 다음과 같은 트윗을 날립니다. 이것이 트윗 전쟁의 시작이 될 줄은 그들도 몰랐던 모양입니다.

“누군가가 나서 이 자만심으로 가득찬 총기 규제론자 의사들에게 “너네 할 일이나 잘 해 (Stay in your lane)”라고 이야기 해 줘야 한다. 저 저널에 실린 논문의 절반은 총기 규제를 주장한다. 황당한 것은 이들 중 그 누구도 다른 사람들과는 전혀 상담해 본 사실이 없이 자기네끼리만 토론하고 이런 주장을 한다는거다. “

Stay in your lane” 이라는 말이 도화선이었습니다. 직역하자면 네 줄을 벗어나지마, 네가 선 줄에 그대로 서 있어 등입니다만, 의역하자면 너 할 일이나 잘 해, 네 전문분야가 아니면 끼어들지 마, 남의 일에 간섭 마 등이 되겠습니다.

 

이에 대한 의사들의 분노는 “광분” 이라는 말로도 부족할 정도였습니다. 전세계 각국의 의사들은 이것이 바로 내가 할 일이다 라는 의미로 #Thisismylane 이라는 해쉬태그를 이용하여 NRA의 트윗에 폭격을 가하기 시작했습니다.

“NRA가 우리 하는 일이나 잘 하라고 한다. 내 레인에는 총기 소지 허가를 지닌 사람들이 쏜 총에 맞은 여성들로 가득차 있다. 내 레인에는 임신 중 출산 후 여성들에게 더 폭력적이 된 가정폭력범들의 총에 맞은 어머니들로 가득 차 있다. 이게 내 레인이다.” (Hyeri Kay님의 조언으로 번역 수정하였습니다.)

 

“나는 응급의학과 의사다. 내가 공공 보건을 위한 일을 하는데 왜 NRA와 상담해야 하는가?”

 

NRA가 수세에 몰리는 듯 하자, 총기 협회를 위해 지원군이 나섰습니다. Ann Coulter는 미국의 저술가이자 정치 평론가며 변호사 입니다. 각종 TV나 라디오 출연을 비롯한 각종 SNS 활동을 활발하게 하고 있으며 트럼프로 대표되는 미국 보수계를 대표하는 평론가이자 각종 독설로 유명한 인물입니다. 그가 이런 트윗을 날렸습니다.

“응급실 의사들은 사람 몸 속에서 당구공, 넝쿨, 곰젤리 등의 물건을 매주 꺼낸다. 그렇다고 해서 그들이 당구, 원예학, 젤리의 전문가는 아니지 않은가?”

총알을 제거하는 수술을 많이 한다고 해서 그들이 총기 전문가는 아닌데 무슨 근거로 총기 규제를 의사들이 논하냐는 뜻입니다.

 

이에 대해 필라델피아의 한 병원에서 응급의학과 의사로 근무하고 있는 Rick Pescatore는 다음과 같은 트윗을 날립니다.

“악마야 안녕? 나는 응급실 의사야. 내가 젤리곰, 당구공, 혹은 너의 거지같은 책들을 아무리 많이 사람 몸속에서 꺼내서 세어봐도 “당신의 아이가 총상으로 사망했습니다” 라고 이야기 해 줘야 하는 엄마들의 숫자 근처에도 못간단다. 니가 평소에 늘 잘 하던 외국인 혐오와 인종 차별이나 더 열심히 하고, 내 레인에서 꺼져. (Get The F..k Out of our lane)”

분위기 파악 못하고 뛰어들은 한 정치 평론가가 보기 좋게 한 방 먹었습니다. 그녀는 더 이상 이 이슈에 대해서 트윗을 하지 않고 있습니다. 장판교 위의 장비처럼 나타났다 빛의 속도로 사라졌습니다. 그녀만 믿었던 NRA도 더 이상 의사들을 자극하는 트윗은 날리지 않고 있습니다.

다음은 최근 한 달 동안 미국에서 일어난 총기 난사 사건 지도 입니다. 그리고 이 지도에는 안나와 있지만 지난주에는 시카고의 한 병원에서 총기 난사 사건이 발생하여 의사 두명과 경찰 한명, 그리고 범인이 사망한 사건이 있었습니다.

원본보기

이후 의사들은 #thisismylane 이라는 해쉬택을 이용하여 총상 환자를 치료하고 난 응급실의 사진을 올리기 시작하였습니다. 환자의 사진을 올릴수는 없으니 대신 당시의 참상을 추측할 수 있는 다른 사진들을 올리는 것입니다. Tweet에 가셔서 위 해쉬택으로 검색해 보시면 많은 사진들을 보실 수 있습니다.

오늘도 환자를 살리기 위해 노력하고 계시는 전세계의 모든 응급실 의사분들의 노고에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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