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명을 나타내는 지표는 크게 두가지가 있습니다. 하나는 수명 이라고 번역되는 lifespan과 기대 수명이라고 번역되는 life expectancy입니다. (용어의 정확한 구분을 위하여 아래에서는 이 두개의 영어 단어를 계속 사용하겠습니다.)
수명 (Lifespan)은 한 개인이 생존하는 총 기간을 이야기 합니다. 즉, 누군가가 태어나서 100세에 사망하였다면 그의 수명은 100년 입니다.
기대 수명 (Life expectancy)는 특정 해에 태어난 집단이 사망할 것으로 예상되는 수명(life span)의 평균 추정치 입니다. 예를 들어 2020년도 한국인의 기대 수명이 90세라고 하면 그 해에 태어난 한국인은 평균적으로 2110년도까지 살 것이라 예상되는 추정치 입니다. 여기에서 중요한 것은 “예상”과 “평균” 입니다. Expect라는 단어가 기대하다, 예상하다의 뜻을 모두 담고 있다 보니 “기대 수명”이라는 단어로 번역이 되었습니다만, 그 실질적인 의미는 “예상 수명”이라고 번역했을때 더 정확히 반영된다고 볼 수 있습니다.
네덜란드의 한 연구진이 총 75,000명의 네덜란드인의 수명 데이타를 토대로 분석한 결과, 사람의 최대 수명 (lifespan)은 여자가 115.7세, 남자가 114.1세라고 하며, 이 나이는 이미 1990년대에 정점에 도달한 것으로 보인다고 합니다. 건강과 보건, 그리고 복지 시스템의 발전으로 인해 사람의 기대 수명 (life expectancy)가 꾸준히 증가해 온 것과는 다소 상반되는 내용입니다. 기대 수명의 증가는 최대 수명의 증가를 가지고 올 것이라는 일반적인 생각과는 달리, 기대 수명은 늘어나도 인간이 살 수 있는 최대 수명은 이미 천정에 도달했다는 것이 이들의 결론입니다.
아직 정식 논문으로는 발표되지 않은 내용이라 그 통계적 검정법에 대해서는 아직 재검증이 필요하겠습니다만, 이는 작년에 또 다른 연구자들이 내 놓은 결론인, 인간의 수명에는 한계가 있다 라는 내용을 뒷받침 해 주는 결과입니다.
다만, 이 결론이 모든 과학자들에 의해서 받아들여지고 있는 것은 아닙니다. 작년의 연구 결과 발표 이후로 총 다섯건의 반박 논문이 Nature에 게재된 바 있으며, 반박 논문들 중 하나의 저자인 Jim Vaupel은 Nature와의 인터뷰에서 “그런 내용의 논문이 자신이 존경하는 저널인 Nature에 실린것에 화가 난다.” 라고까지 이야기 한 바 있습니다. 실제로 그는 영국 시사지 the Guardian과의 인터뷰에서 인간은 115세 이상까지 살 수 있다고 이야기 한 바 있습니다.
좀 더 많은 후속 연구를 통해 진실에 더 가까이 갈 수 있으리라 봅니다. 이런 증명과 논리를 통한 반박과 재반박을 통해 진실에 더가가는 것이 바로 과학 발전의 기본 원리가 아닐까 싶습니다. 아울러 네덜란드 연구자들의 주장대로 인간의 수명이 이미 정점에 도달하였다면, 이제는 정상적인 사회 생활이 가능한 삶의 시간을 늘리는 방법에 대해서 과학이 같이 고민해 보아야 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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