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과 에탄올에 관한 오해와 진실

진로 소주 광고에 출연중이신 아이유님 (원본링크)

 

소주에 대한 이야기가 한 차례 휩쓸고 지나갔…다. (갔나?) 물 들어올 때 노 저어야 하는 법인데, 이미 물이 다 빠져 나간 것 같기도 하고.. 다시 물 들어올 때를 기약할 수는 없으니 그냥 이바구를 풀어봅시다.

 

1. 알코올 Alcohol?

사실 소주에 대한 잡설은 잊을 만하다 싶으면 한번씩 지면을 장식하는 해묵은 논쟁이다 (속칭 쉰 떡밥이다). 우리가 흔히 마시는 소주는 순수한 알코올(에탄올)에 물을 타서 만든 희석식이다.

이 것 모르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고… 여기에 맛을 내기 위에 들어간 각종 첨가물들이 몸에 해로운데 우리는 이에 대한 정보도 없이 엄청난 위험에 노출되어 있다고 한다. 훗ㅋ 왜 눈가리고 귀막고 빼~액 하십니까.

소주 속에 들어있는 모든 물질을 통틀어서 에탄올 자체가 가장 강력한 발암물질이다. 화학, 인공 어쩌고만 붙어 있으면 경기를 일으키며 싫어하고 공포심이 생기는 사람들이 더러 있다. 이해는 하지만 지나친 공포는 무지의 산물일 뿐이다. 여기서 조금 더 나가면 어그로를 끌 것 같으니 어조를 낮춰야 할 것 같다. 화학 물질이 나쁘고 자연 물질이 몸에 좋다고 믿는 사람에게 간략히 말하고 싶다. 산에 널려 있는 버섯을 아무렇게나 다 먹을 수 있는 분? 복어 알탕 해 드시고 맛을 좀 평가 해 주실 분?

카와이이한 버섯~ 마시쪙 ^^
알탕은 복어알탕이 최고지라~ 지옥행맛^^

 

2. 에탄올 Ethanol

이야기가 잠시 곁다리로 샜다. 오늘은 술의 주 성분인 알코올에 대해 간략하게 이야기하고자 한다. 술의 기원은 대충 메소포타미아 문명 혹은 그 이전까지 거슬러 올라간다고 한다. 다양한 가설이 있는데, 자연적으로 만들어진 미량의 알코올이 아닌 식용을 위한 일부러 만든 술은 맥주가 최초이며 수메르인의 유적에는 맥주에 대한 흔적이 남아 있다고 하니 매우 오래된 역사를 가지고 있다. 우리가 현재까지도 식용하고 있는 알코올은 에틸알코올, 즉 에탄올이 유일하다.

에탄올의 구조
에탄올의 비밀

구조가 비슷한 메탄올은 맥주잔 반잔 분량으로도 사망에 이르게 할 수 있는 맹독성이며 한 모금 정도로도 시신경을 파괴하여 실명에 이르게 한다.

메탄올의 구조

에탄올은 식용하긴 하지만, 이 역시 독성을 가지고 있다. 위스키나 보드카 같은 도수가 높은 술을 마실 때 자연스럽게 크~ 소리와 함께 목이 타는 느낌이 났을 것이다. 느낌이 아니라 실제로 상부소화기 점막이 손상된 것이다.

에탄올은 단백질을 변형시키고 지질을 녹여내는 강력한 능력이 있다. 이를 이용하여 실험실에서는 에탄올을 대량으로 구입하여 온 갖 곳에 뿌려대며 소독용으로 쓴다. 스프레이 형태로 액체가 담겨 있다면 거의 90% 이상은 에탄올이다. 재미있는 것은 소독 효과는 100% 에탄올 (애초에 100% 에탄올이라는 것은 존재할 수 없다. 제 아무리 고 순도로 에탄올을 정제한다고 하여도 대기 중의 수분을 흡수해버리기 때문에 결국 100%는 만들어지지 않는다, 어쨌든…)보다 70% 에탄올이 소독효과가 더 좋은데, 그 이유는 100% 에탄올은 너무 빠르게 세균의 세포벽 혹은 세포 인지질막을 굳게 만들어 버리기 때문에 더 이상의 에탄올이 침투하지 못 하기 때문이다. 70% 에탄올은 함유된 30%의 수분이 세포 표면이 재빠르게 굳어 버리는 것을 막아주어 많은 양의 에탄올이 세균의 내부로 침투할 수 있게 도와준다고 한다. 최근에는 꼭 70%를 지키지 않더라도 에탄올의 함량이 약 50%만 넘으면 소독 효과는 비슷하게 나타난다고 하니 소독용으로 에탄올을 사서 쓰시는 분은 참고하시면 도움이 될 것 같다.

 

3. 체내에서 에탄올의 대사

체내에 유입된 에탄올은 빠르게 흡수되어 전신에 분포한다. 에탄올은 결국 간에서 두 단계를 거쳐 물과 이산화탄소로 대사된다. 여기에 관여하는 효소(하.. 효소에 대해서도 참 할 말이 많다. 효소는 각종 먹거리를 설탕과 버무려서 장시간 놓아 둔 것이 아니다. 그 것은 발효액이다. 이에 대한 것도 추후 다루기로 약속한다.)는 알코올 탈수소효소 (Alcohol dehydrogenase, 이하 ADH)와 알데히드탈수소효소 (Aldehyde dehydrogenase, 이하 ALDH)의 일련의 작용으로 이루어 진다. 에탄올은 ADH에 의해 아세트알데하이드로 대사되고, 아세트알데하이드는 다시 ALDH에 의해 아세테이트로 대사된다. 아세테이트는 인체에 거의 무해하며 다양한 곳에서 활용되며 최종적으로 물과 이산화탄소로 분해되어 제거 된다.

에탄올의 1차 대사는 ADH외에도 몇 가지 주요한 효소들이 담당한다. 이 중 microsomal pathway에 해당하는 CYP2E1은 후술하도록 하겠다. 원본링크

미생물 특히 효모는 혐기 조건에서 단당류를 재빠르게 에탄올로 분해하며 에너지를 얻는다.

복잡한 숫자는 생략하고 필자의 말이 맞다고 수긍하면 된다. 원본링크

따라서 음식물 속에는 항상 미량의 에탄올이 포함될 가능성이 있다. 이와 별개로 우리는 좋든 싫든 여러 자리에서 술, 즉 에탄올을 섭취하고 있다. 술을 조금만 마셔도 술에 취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부어라 마셔라 해도 멀쩡한 사람도 있다. 속칭 술 마시는 체질(?)이 있는 것일까? 이를 알아보기 위해 에탄올의 대사 과정을 좀 더 깊숙하게 들여다보자.

에탄올과 에탄올의 대사 과정 중 발생하는 중간 화합물 중에서 가장 독성이 강한 물질은 아세트알데하이드다. 가장 쉽게 와 닿는 아세트알데하이드의 약리학적 효과는 혈관이완이다. 혈관이 이완되면 어떤 일이 생길까? 겉으로 드러나는 현상으로는 충혈되는 현상이다. 쉽게 말해, 얼굴이 붉어진다. 두경부 혈관이 이완되면서 두통이 생긴다 (이는 숙취로 생기는 두통과는 조금 다르게, 술 마시는 자리에서 머리가 터질 듯이 아픈 것을 말한다). 혈압이 떨어지니 어지러움을 느끼고, 심장은 이를 보상하기 위해 미칠 듯이 강하게 박동한다. 수축기 혈압은 오히려 더 올라가기도 하고, 이로 인해 두통은 더 심해진다. 이런 사람들은 술을 잘 마시고 싶어도 마시기 힘들다. 결국 중간에 생성된 독성 물질인 아세트알데하이드가 몸 속에서 얼마나 빨리 제거되느냐가 술을 잘 마시는 능력과 비례한다고 할 수 있다.

 

알코올에 의한 안면홍조. 원본링크

상기했듯이 에탄올이 대사되는 과정은 ADH에 의해 아세트알데하이드가 만들어지고, ALDH에 의해 무해한 아세테이트로 대사된다. 결국 ADH와 ALDH가 얼마나 효율적으로 일 하느냐가 얼마나 술을 잘 분해하는지, 결국 얼마나 술을 잘 마시는지 여부와 상관관계가 있다.

사람들은 거의 비슷한 유전자를 가지고 있지만, 세부 정보는 미세하게 다를 수 있다. 이를 전문용어로는 단일염기 다형성 (Single Nucleotide polymorphism, SNP)이라고 하는데, 대부분은 동일 기능을 수행하는데 큰 차이가 없다. 쉽게 생각하면, 저마다의 글씨체가 제 각각이지만 다른 사람들이 그 글자를 읽는데 어려움이 없다. 하지만 극단적인 악필의 경우는 다르다. 의사 전달이 안 될 수 있다. SNP도 이와 유사하다. 저마다의 유전자 세부 서열은 조금 다르지만, 대부분은 기능상 차이가 없다. 그러나 어떤 특수한 경우에는 기능을 수행하지 못 한다. 우리가 알고 있는 절대 다수의 유전병이 이 경우에 해당한다.

ADH는 여러 아형이 있으나 우리가 관심을 가질 ADH는 실제 에탄올 대사에 절대적으로 관여하고 있는 ADH1~3 혹은 ADH1A, 1B, 1C이다. 이 세 ADH 아형은 기능상 차이가 크지 않다. ALDH의 경우도 다양한 아형이 존재하는데, 혈중 에탄올 대사에 관여하고 있는 ALDH는 ALDH2다.  지금까지 밝혀진 바에 의하면 ADH1A, 1B, 1C는 SNP에 의해 효소 기능이 별로 차이가 없는 반면, ALDH2의 특정 SNP는 가히 놀랄만큼 효소활성에 영향을 미친다. 이름하여 ALDH2*2다. (ADH1A, ADH1B, ADH1C, ALDH2의 SNP 정보가 궁금하신 분은 링크를 클릭하면 확인 할 수 있다. 보고 이해할 수 있는지는 장담하진 못 한다(..)

ADH1A: https://www.ncbi.nlm.nih.gov/projects/SNP/snp_ref.cgi?geneId=124

ADH1B: https://www.ncbi.nlm.nih.gov/projects/SNP/snp_ref.cgi?geneId=125

ADH1C: https://www.ncbi.nlm.nih.gov/projects/SNP/snp_ref.cgi?geneId=126

ALDH2: https://www.ncbi.nlm.nih.gov/projects/SNP/snp_ref.cgi?geneId=217

자.. 따라 해보자. ALDH2의 SNP page가 열려 있는 창에서, control + F키를 눌러 검색을 해 보자.

보기만 해도 어지럽다 @_@

검색어는 “pathogenic”. 스맛폰을 쓰고 계신다면 그냥 열심히 찾아보시라. 어떤 유형의 유전형을 갖느냐에 따라 질병을 일으킬 수 있음을 의미한다. 해 보셨는가? 한 개가 검색 되었을 것이다. 공식 번호는 rs671이다.

Pathogenic!의 위용!!

여기 rs671을 클릭해보면 다음 창으로 넘어 갈 수 있다. 이 SNP는 원래 Glutamate여야 할 504번째 아미노산 서열이 Lysine으로 바꼈을 뿐이다. 페이지 정보가 매우 어지럽게 느껴질 것이라 생각한다. 후훗.

Residue change를 보면 E [Glu] -> K [Lys]을 확인할 수 있다
창을 아래로 내려가며 다음 정보를 찾아보자. “Population diversity”.  말 그대로 인종간의 SNP 분포를 나타내 주는 것이다. 참고로 우리나라 데이터가 없는 경우가 많은데, 이런 경우 JPT, HCB를 찾고 둘을 평균내면 우리나라에 가깝게 나온다. JPT는 일본, HCB는 중국한족을 의미한다. 다행히도 이 page에는 우리나라 정보도 있다. 맨 아래로 가보자. KHP_Korean 정보 중 맨 오른쪽을 보면 G가 0.83333331, A가 0.16666667로 나타난 것을 볼 수 있다.

KHP_Korean. 우리나라 그룹에서 보고한 한국인 data

G는 야생형, 즉 glutamate를 coding하는 정보를 갖는 사람이며, A는 lysine을 만들 서열을 갖는 사람을 말한다. 워낙 유명한 SNP다보니 이를 표시하는 고유 표기법도 있는데, G를 갖는 경우 *1으로 A를 갖는 경우 *2로 표시한다. 이 표기법을 따르면, A/A는 *2/*2, A/G는 *1/*2, G/G는 *1/*1으로 표기한다.

다시 해당 테이블의 다른 인종의 정보도 함께 봐 보자. European, African American 등은 *1/*1이 100%로 보고하였거나 거의 99% 이상으로 보고된 것을 알 수 있다. *1/*1이 90%가 넘지 않은 경우는 모두 Asian이라는 것을 확인 할 수 있다.

Asian만 A 즉 *2의 비중이 높다.

왠지 뭔가 감이 잡히지 않으신지? *2 유전형은 효소활성을 잃어버리는 SNP이며, 이 유전형을 갖는 사람은 체내에서 아세트알데하이드 대사, 즉 제거 속도가 현격하게 낮아 아세트알데하이드가 혈중에 높게 유지되는 사람이다. 어떤 사람일까? 바로, 술 조금 마시면 얼굴이 붉어지는 사람이 바로 *2 유전형을 갖는 사람이다. 위 정보에 의하면 우리나라 사람 중 *2/*2를 가진 사람은 약 1.15%, *1/*2를 가진 사람은 무려 31.0%나 된다. 1/3의 사람이 아세트알데하이드를 거의 분해하지 못 하는, 술 못 마시는 사람이다.

ALDH2*1/*1의 효소활성을 100%로 가정했을 때 ALDH2*1/*2 즉, heterozygote의 효소활성이 얼마로 감소할까? *1/*1에서 *1/*2로 유전자 중 하나가 효소 기능을 잃더라도 나머지 하나가 유효하기 때문에 50%를 유지할까? 전혀 그렇지 않다. 한 연구 결과에 의하면 *1/*2의 활성은 *1/*1에 비해 약 6%정도 밖에 나타내지 못 한다. 이는 ALDH가 단일 효소로 기능하는 것이 아니라 복합체로 작용하기 때문에 하나가 어그러져도 전체에 영향을 많이 받기 때문이다.

다시 rs671 정보로 돌아가보자. 우리가 이 SNP를 찾을 때 검색어를 pathogenic으로 찾았던 것을 기억하시는가? *1/*2를 유전형으로 갖는 사람들은 에탄올을 섭취했을 때 체내 아세트알데하이드 농도가 높게 유지되기 때문에, 이로 인한 독성에 많이 노출되게 된다. 위에서도 언급했다시피 아세트알데하이드는 에탄올 그 차제보다 독성이 높다. 즉, 체내에 발암물질을 매우 오랜시간 대량으로 그 것도 혈관내에 포함하고 있는 것이다. 이 SNP, *2를 가진 사람은 식도암, 인후두암, 위암, 대장암, 폐암의 위험이 증가했다. 안타까워하실 분에게 위로의 말씀을 드리자면, *2를 갖는 사람은 알코올 중독에 빠질 위험은 훨씬 낮다고 한다. 하긴, 술 마시면 머리 얼굴 할 것 없이 터질 것 같은데, 알코올 중독이 되겠는가;; 이런 분들은 알코올 중독이 되시려면 크나큰 노오오오력이 필요하다.

한가지 반론이 있을 수 있다. 성년되지 않아서 술을 마셨을 때는 정말 못 마셨는데, 술을 마시다 보니 술이 늘더라~라는 간증을 볼 수 있다. 이거 사실일까? 놀랍게도 사실이다. 사실 우리 몸은 술로 마셔서 흡수되는 정도의 에탄올을 분해할 필요가 없다. 대충 계산해 볼까? 맥주 한 잔에 200cc로 생각하고, 에탄올 함량을 5% v/v로 대충 생각하면, 약 10cc. 대충 퉁 쳐서 10g의 에탄올이 담겨 있다. 200cc 한 잔에 말이다. 우리가 먹는 약물의 양을 볼 일이 많지는 않겠지만, 정말 많이 먹는 것으로 유명한 타이레놀, 오구멘틴 같은 경우 하루에 약 2g을 먹는다. 그런데 에탄올은 한잔에 약 10g이다. 이런 이유로 에탄올을 분해하는 효소는 평소에 발현양이 많지 않다가, 에탄올에 노출되면 발현양이 늘어난다. 전문용어로는 induction 된다고 표현한다. 이렇게 극적으로 반응하는 효소가 바로 상술했던 CYP2E1이다.

P4502E1은 CYP2E1과 동일한 유전자를 의미한다. Inducer가 ethanol이며 substrates가 ethanol이다. 원본출처 (Principles of Pharmacology 4th edition)

 

ALDH 효소 역시 많은 양은 아니지만 아세트알데하이드에 의해 발현양이 증가한다. 따라서 술을 마시면 술이 는다는 속설은? 사실이다. 단, *1 유전형을 갖는 사람에 한해서다. *2를 갖는 사람은 제 아무리 induction 되어도 한계가 자명하다. 소주 한잔 마시면 꽐라되던 사람이 두잔까지는 마시게 될 수 있게 됐다? 딱 그 정도인 셈이다.

 

4. 맺음말

술 마신지 얼마 되지 않아 얼굴이 홍당무 되는 사람들에게 술 먹이지 마시라. 자기가 좋아서 마신다면 어쩔 수 없지만, 독극물을 먹이는 것과 다를 것 없다. 양잿물, 청산가리만 독극물이 아니다. 아니 그걸 떠나서 술은 먹고 기분 좋으려고 마시는 것 아닌가? 마시는 사람이 그 것을 마시고 기분이 좋지 않다면 술을 마시는 이유가 없다. 자기의 주량만큼, 더 나아가 그 날 자기가 마시고 싶은 만큼 기분 좋게 마시고 적당히 즐기면 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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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병의 후성 생물학적 연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 Through the sorrow all through our splendor. Don't take offence at my "Innuend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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