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euroSum과의 인터뷰

(커버 이미지, 미국 드라마 Breaking Bad의 타이틀 이미지 편집)
사이언스 라이프는 과학으로 위장한 비과학을 타파하는데에 많은 노력을 기울여 오고 있습니다. 그 노력의 일환으로 오랜 시간 창조 과학과의 싸움에 최전선에 서 계시던 NeuroSum님을 이미 작년부터 저희 필진으로 영입하여 창조 과학이 얼마나 비과학적인지에 대한 연재를 진행했습니다.

최근 모 언론사에서 촉발되어 2차 3차로 잘못된 소식들이 양산되던 논문 오역 사건이 있었습니다. 이번에도 역시 NeuroSum님께서 가장 먼저 나서 이 문제를 지적하고 저희 지면을 통해 여러 글을 쓰셨으며, 심지어는 논문 저자들과 직접 교신을 통해 이 사태를 정리하는데 큰 기여를 하셨습니다.

창조과학 부수기의 선봉에 서 계신 NeuroSum님을 직접 만나기 위해 미국으로 향했습니다. 시내 한복판의 한 유명한 라면집에서 저녁을 먹으며 시작된 만남은 2차로 커피집에까지 이어졌습니다. 약 두시간여 동안 진행된 즐거운 인터뷰 나눈 많은 이야기들 중 독자 여러분이 관심있어하실 만한 내용들을 간추려서 인터뷰 기사로 구성하였습니다.

식사 후에는 이런 시내 야경 관광도..
Neurosum님은 미국의 한 대학에서 신경 과학 (neuroscience)로 박사 학위 취득 후, 현재 다른 연구소로 장소를 옮겨 박사후 연구원(Post-doc)을 하고 계십니다. 독실한 기독교 신자이자 생명과학자로서 본인이 왜 창조과학 부수기의 선봉에 서게 되었는지, 그리고 그에게 있어서 창조과학회란 어떤 집단인지를 비롯한 다양한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현재 진행 중인 연구나 관심사에 대한 이야기도 나누었으나 개인 신상이 드러나거나 연구상 기밀 정보가 될 수 있는 내용 등은 다소 축소 편집하였음을 양해 부탁드립니다. 참고로 이 인터뷰는 최근 논문 오역 사건이 발생하기 이전에 이루어졌으며, 일부 질문은 추후 서면 질의를 통해 보충 되었음을 알려드립니다.

 

박스 안은 편집장의 질문, 박스 밖은 Neurosum님의 목소리, 그리고 괄호 안은 편집장의 부연 설명입니다.

 

안녕하세요? 사이언스 라이프 편집장입니다. 이렇게 시간 내 주셔서 감사합니다.

반갑습니다.

 

단도 직입적으로 물어보겠습니다. Neurosum님에게 창조과학회는 어떤 집단인가요?

저는 창조과학회를 매우 나쁜 집단으로 보고 있습니다. 어떤 분들은 창조과학회가 같은 교회라는 울타리 안에서 조금 잘못된 생각을 하는 것으로 보는 시각도 있는데, 저는 그와는 다릅니다. 저는 창조과학회는 돈을 벌기 위해서 나쁜 목적을 위해서 아이들을 세뇌시키고 거짓말로 돈을 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라고 생각하거든요. 그러다보니 창조과학회의 반대 입장에 서 계신 다른 분들과는 조금 차이가 있을 수 있습니다. 솔직히 다른 분들의 그런 자세를 존경하고 결국 반지성주의를 이기는 것은 지성이기에 최종적으로는 그분들의 노력이 더 결실을 맺을 거라고 보지만, 그  과정에는 반지성주의를 부수는 노력들도 필요하다고 봅니다..

위키피디아 한글판에서 정의내리고 있는 한국창조과학회

 

창조과학회의 어떠한 점이 잘못되었다고 보시나요?

창조과학회가 하는 것을 보면 과학을 잘 몰라서가 아니라, 과학을 어느 정도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의도적으로 과학 용어를 왜곡하고 논문의 일부 내용만 짜깁기를 해서 거짓말을 하거나, 아니면 실제로 논문에 나오는 내용은 이게 아닌데 거꾸로 거짓말을 인용하거나 글을 쓴다거나 이런거거든요. 그래서 과학을 몰라서 그랬다기 보다는 의도성이 너무 분명한거예요. 고의적인 왜곡을 하고 있다고 보는거죠.

 

혹시 그 분들이 과학에 대한 지식이 부족하셔서 그런 것은 아닐까요?

네. 그래서 처음에는 저도 반신 반의했어요. 아무리 그들이 거짓말하려고 작정을 했어도 그래도 기독교인인데.. 설마 그렇게까지 거짓말을 하겠느냐 생각을 했는데, 그게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된 계기가 있었습니다. 한 2년 전인가 “착한 과학” 사건이라는게 있었어요. 창조과학회가 자기 이름을 “착한 과학”이라는 이름으로 바꿔서 아이들에 이런 착한 과학 동아리를 만들게 한거죠.

착한 과학 연구소 현재 홈페이지

 

어떤 모임이죠?

착한과학이라는 이름을 가진 어떤 모임이 있는거예요. 커리큘럼도 짜여져 있고 나름 괜찮은 타이틀 가지신 분들을 연사로 불러 모아서 강의도 하고. 저를 비롯한 반창조과학 운동을 하시는 분들이 있는데 처음에는 이 분들도 모두 속았어요. 아.. 이거는 창조과학이 아닌가보다. 우리가 괜히 의심하는건가보다 이렇게 생각했는데 이상하게 착한과학 웹페이지 커리큘럼을가서 봤더니 한 강의 이름이 “그 바다 그 배 그 항해”, 완전 노아의 이야기인거죠. 또 하나는 “시스템 공학과 설계의 발견”. 이런 제목들이 있는거예요. (지적설계) 창조과학에서 이야기 하는 것.. 예를 들면 노아의 방주. 시스템의 설계와 환경 등으로 커리큘럼이 있는거예요.

2015년도에 진행한 것으로 보이는 착한과학 커리큘럼

 

이름은 착한 과학인데 내용은 창조 과학이 강하게 의심이 되는…?

네. 그런데 솔직히 제목만으로는 의심하기가 조금 애매하니까그래서 관련 영상이나 웹사이트를 좀 찾아봤어요. 그랬더니 딱 나온거죠. “우리는 창조과학회가 설립한거다.” 그런걸 보고 나니까 얘네가 창조과학이 만들 애들이 맞구나.. 라는걸 알게 된거죠. 그리고 다른 분이 더 살펴봤는데 창조과학회가 써 준 기도 제목 같은 것이 있는거예요. “우리가 지은 착한 과학회가 잘 되기를 기원합니다.” 그런걸 보고 나니까 이게 창조과학이 맞구나 알게 되었죠.

그래서 제 블로그에 착한 과학은 창조 과학이다.. 이것은 아이들을 창조 과학으로 세뇌시키기 위해서 만든 것이고 창조 과학의 다른 이름이다 이러한 내용을 썼더니 그날 댓글이 수십개가 달린거예요. 그런데 댓글 내용이 자기가 착한과학회 강연을 다녀왔는데 그런게 아니다. 라고 주장하는 글들이었어요. 진짜 아닌가 해서 좀 깊이 물어봤더니 처음에는 열심히 유창하게 말 하다가 결국은 본인들도 부정을 못하더라구요. 제가 링크를 건 데이타들이 다 사라졌어요. 다행히 저는 따로 백업을 해 놨었죠.

그런 일을 겪고 나니까 창조과학회가 의도적으로 이런 왜곡을 하고 있다는 확신이 들더라구요. 착한 과학회 외에도 다른 유사한 경우가 많아요. 일반적으로 창조과학회는 은근하게 일을 꾸미고 있다가 걸리면 아니라고 하더라구요. 현재는 착한 과학이라는 이름으로 활동을 안하고 있어요.

 

그 분들이 과학적 지식이 부족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의도적으로 그런 활동을 하고 있다고 보시는군요.

최근에 NTD에서 시작하여 국민일보까지 그 여파가 전달된 미토콘드리아건이 화제가 된 적이 있습니다. Neurosun님께서 이 잘못된 정보 전파의 고리를 깨는데 큰 역할을 하셨고요.

최초 논문이 AFP와 Phys.org를 거친 후 NTD를 거쳐 인사이트, 그리고 국민일보까지 전해졌고, 그 내용이 개인 블로거등과 같은 분들에 의해서 확대 재생산 된 것으로 보입니다. 이 중 어느 단계에서의 잘못이 가장 크다고 보십니까?

음.. 사실 모두가 큰 문제를 지니고 있지만, 이번 사건은 NTD와 국민일보의 잘못이 가장 크다고 생각해요. 처음의 AFP의 왜곡도 문제였지만 그래도 상당히 조심스럽게 쓰려고 했는데 NTD와 국민일보에서 이걸 진화론이 무너진다느니 진화론의 근거를 잃었다느니 하는 식의 심각한 확대 왜곡을 했던 건 사실이니까요.  그리고나서 반성도 없이 또다른 가짜뉴스를 유포하고, 해당 기사를 고칠 생각도 없는 걸 보면서.. 사실을 전달하는게 목적이어야할 언론사가 순기능까지 잃은게 아닌가 의심까지 하게 만들었죠.

문제의 NTD 기사 화면

 

이런 실수, 혹은 의도를 가진 과학 논문의 잘못된 해석은 보통 비전문과학 언론이 과학 정보를 다루는 과정에서 주로 발생하는것 같습니다. 추후 이러한 일을 막기 위해서는 어떠한 조치가 필요하다고 보십니까?

이번 사태를 찬찬히 뜯어보면, 국민일보의 첫번째 기사가 나왔을때 3명의 창조과학회 교수를 인터뷰한 내용이 있었는데, 셋 모두 “좀더 읽어봐야겠지만..”, “좀더 검토해 봐야겠지만..”이라고 말하더라구요. 이건 논문을 안 읽고 인터뷰를 했다는 내용이에요. 아마 창조과학회에서마저 해당 논문을 읽었다면 이런 기사에 이름 실리는 것마저 두려워했을지도 모르죠. 기자가 성급하지 않게 교수들이 논문을 읽을 시간을 줬다면 가짜뉴스가 1면에 실리는 건 막았을지도 모르겠어요.

어쩌면 과학 관련 언론사 혹은 자문을 해줄만한 과학 전공자들이 있어야 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요. 기자가 최소한 한명이라도 창조과학회에 연루되지 않은 정상적인 생물학자에게 인터뷰를 요청했거나, 자문을 구했다면 이런 사태는 막을 수 있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기자는 성급한 판단으로 국민일보로서는 할 수 있는 최악의 상황을 만들었어요.  어쩌면 여기에는 빠르게 기사를 써야 한다는 압박감과 특종에 대한 목마름이 있었을 수도 있다고 봅니다.

이번 논문 저자와의 대화에서, 저자들은 해당 내용 공개를 부탁하는 저의 메일에 대해 이렇게 답하더라구요.

“Yes you may post and forward to editor. As before, there is so much mis-information on the internet I don’t think that changing one site makes a difference. “

“인터넷에는 너무 많은 가짜내용이 있어, 한 사이트의 내용을 바꾸는 것만으로는 별 의미 없으니, 관심조차 둘 필요가 없다”는 이야기였는데, 이전의 저자분의 응답과 마찬가지로 매우 슬프게 느껴지더라구요.

이러한 모든 일들을 막기 위해선, 안타깝지만 과학 전공자들이 어느정도 나서야 할 수도 있다고 봅니다. 지난번 신경 생물학 학회에서, 박사과정중에 친해진 친구 한명에 과학 저널리스트가 되어서 나타났는데, 물론 선호되지는 않지만 PhD를 갖고 논문을 읽을 능력이 되는 사람들이 이렇게 올바른 과학적 사실을 알리기 위해 노력하는 경우가 많다고 하더라구요. 이런 노력들에 마음이 있는 분들이 필요할 것 같아요.

 

창조과학회는 자금줄이 어디인가요?

정확하지는 않는데 대략 두가지인 것 같아요. 하나는 O교회에서 이와 관련된 헌금을 하고 있는게 있는것 같고, 또 다른 하나는 강연 같은 것을 다니며 받는 돈인것 같아요. 그런데 강연비라고 해 봐야 얼마 되지도 않을 개인적인 것이고. 가장 큰 자금줄은 교회인 것으로 보여요. 그걸 좀 끊어보려고 제가 다양한 교회 사람들에게 헌금을 낼때 창조과학회는 제외하자는 제안을 해 본 적도 있었는데 별 소득은 없었고요.

 

반창조과학에 서 계신 다른 과학자 분들도 계신 것으로 알고 있고 다들 정도의 차이가 어느 정도 다른 것 같습니다. Neurosum님은 가장 적극적으로 창조과학의 반대 입장에 서 계신 것 같은데 어떠신가요?

어떤 교수님들, 예를 들면 서울대학교 우종학 교수님 같으신 분들은 과학을 제대로  교육하자라는 입장이시라면 저는 창조과학회를 완전히 없애자는 입장이죠. 없앰으로서 우리가 얻는 이익은 없지만, 일시적으로 반지성주의적 주장이 만들어지는 건 없앨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우교수님 같은 분들은 훌륭한 과학 교육을 통해 큰 그림에서 올바른 방향으로 가도록 인도한다고 본다면, 저는 현재의 창조과학 운동을 막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창조과학 깨기를 본격적으로 시작하신 것은 언제인가요?

2014년 즈음이요.

 

어떤 계기셨나요?

저는 미국에 와서 처음 교회를 다니기 시작했어요. 그런데 그때 제가 아는 어떤 사람이 갑자기 교회를 떠나겠다고 문자를 보냈어요. 그래서 물어봤죠. 왜 교회를 떠나냐.. 그랬더니 창조과학을 통해서 교회가 거짓말을 한다는거예요. 저는 그 전에도 창조과학을 접한 적이 몇번은 있었는데 이걸 설마 누가 믿겠냐 라고 생각을 했죠.

그런데 그게 생각보다 조직적이라는 것을 알게 되고 사람들이 교회를 떠나게 한다는 것을 알게 되면서 충격을 받았어요. 성경에서는 어떤 이야기를 하고 있는가, 제 전공이 직접적으로 진화학은 아니지만 진화 관련한 논문을 읽어 보면서 공부를 좀 했어요. 그를 통해서 나온 결론이 진화는 명백한 사실이구나. 하지만 성경을 믿는다고 해서 이것을 부정할 필요는 없구나라는 알게 되었죠.

그래서 내가 할 일은 무엇이 있을까 생각해 보다가 내린 결론이 사람들에게 진실을 이야기 하자는 거였어요. 거짓말을 하지 않고 진실을 이야기 하는거죠. 그래서 블로그를 시작했어요. 그랬더니 창조과학회에서 막 공격이 들어오더군요. 되게 큰 정신적 충격을 받으며 힘들었어요.

그러던 중 어떤 분의 블로그를 보면서 나와 같은 생각을 하고 있는 사람들, 그리고 옳은 이야기를 하려는 분들이 많다는 것을 알게 되면서 힘을 얻었죠. 나도 기독교인으로 진화를 받아들이는게 당연하다는 이야기를 할 필요가 있겠다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어요. 그래서 진화적 유신론을 이야기 하게 되었습니다.

 

구체적으로 어떤 활동을 먼저 시작하셨나요?

처음에는 창조 과학회와 작접 부딪히지는 않고 제 개인 블로그만 운영했습니다. 그런데 어느 분이 페이스북의 창조과학회에서 “창조 vs 진화”라는 제목으로 토론의 장을 하나 열었어요. 그때가 아마 본격적으로 직접 부딪힌 시작점인것 같습니다. 그게 2014년도 말 쯤 됩니다. 그런데 토론같이 않은 토론을 하면서 창조과학회가 주장하는 것들이 다 거짓이라는 것을 확실히 알게 되었고, 이름 있는, 창조과학을 주장하는 자들도  서로 말이 맞지 않고, 그 주장이 논문을 일부만 짜깁 혹은 왜곡 인용 한 것이라는 것이고 제대로 읽지도 않은 것을 알게 되면서 문제가 많다는 것을 알게 되었어요. 그러면서 창조과학회는 자신들의 논지가 박살이 날때마다 말이 막힐때마다 또 다른 내용으로 그걸 덮고, 그게 또 까발려지고. 그래서 창조과학회의 글이 올라올때마다 바로 반박당하는 일이 발생했죠.

 

뜻을 같이 하시는 다른 과학자분들의 그룹이 있으신가요?

네, 몇 분 계십니다. 그런데 다들 너무 바쁘셔서 예전만큼 활발하게 활동하시지는 못하시고요.

 

교회를 다니시기 전에는 무교셨나요?

그 전에는 무교 혹은 반신론자였죠. 제가 그 전에 기독교인이 되지 못했던 이유는 동물에 대한 것 때문이었어요. 제가 동물을 무척 좋아하는데 그 당시 기독교에서는 동물은 천국에 갈 수 없다라고 하니 무척 화가 나더라구요. 그래서 그런 전도자들을 많이 털고 다녔어요.

 

약간 바울 같은데요?

바울은 좀.. ㅎㅎ (같이 웃음)

(바울 : 본명은 “사울”로서 초기에는 기독교인들을 박해하였으나 한 영적인 체험을 계기로 회심하고  바울로 개명한 뒤  기독교로 귀의하여 신약 성경의 상당수를 저술함으로서 기독교의 체계화와 전파에 지대한 공헌을 세운 것으로 여겨지는 인물. 실제로 예수와 직접 만난 적은 없으나 그 기독교 교리에 대한 깊은 이해와 공헌을 인정받아 예수의 제자들에게만 부여되는 “사도”의 자격이 후에 부여된 인물.) 

어떤 계기로 기독교인이 되셨나요?

그러다가 기독교인이 된 것은 하나님의 사랑에 대해서 많이 깨닫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한국에서는 사실 커뮤니티나 계급 사회가 같은 구조가 너무 힘들었고, 교회를 가도 이런 것들이 그대로 있더라구요. 반대로 미국에 와서는 아주 우연한 기회에 교회에 가게 되었는데 사람들이 배려도 많고 사랑을 느낄 수 있어서 좀 더 알고 싶다는 생각에 기독교인이 되었습니다.

 

그러면 삶에 과학이 먼저 들어오고, 그 다음에?

네 저는 과학이 먼저 들어오고 신앙이 나중에 들어왔어요.

 

개인적으로 신앙과 과학이 부딪힌 적은 없으신가요?

별로 없었어요. 오히려 과학은 사실을 말하는 것이고 신앙은 어떤 면에서 깊이 있는 것을 이야기 하는 것이고 층위가 다르기 때문에 충돌할 일이 별로 없다고 생각합니다. 창조과학회에서 하는 일을 싫어하는게 성경에 있는 내용을 형이하학적인 내용으로 끌어내리고 있는 것이잖아요. 오히려 신앙을 더 왜곡하고 거짓말하는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어요. 제가 신학자가 아니기 때문에 전문성은 좀 떨어질 수도 있어요. 종교와 과학이 만나는 것은 어쩌면 그 애매한 위치에 두는 것이 오히려 맞는 것일 수도 있어요. 명확한 답을 내려 버린다는 것 자체가 우리 생각의 교만일 수도 있거든요.

 

성경에 나오는 예수님의 이적들 이것을 믿는 것이 신앙 고백이고 그것을 부정하는 것은 신학적으로는 문제가 있죠. 하지만 이러한 이적들은 과학적, 혹은 생물학적으로 보면 말이 안되는것들이 많습니다. 과학자로서 이러한 부분들은 어떻게 정리하시나요?

제 생각에는 우리가 모르는 것들은 모른다는 영역으로 남겨 놓는 것이 중요한 것 같아요. 과학자로서 가장 중요한게 모르는 것을 모른다고 이야기 하는 것인데, 그걸 인정하는 순간 공부 안한것 같고… 그런게 아니라 진짜로 모르는 것을 모른다고 이야기 하는 것이 과학자로서의 양심이라고 생각해요. 모르는 부분으로 남겨 둡니다.

 

말씀하신대로 과학이 가지고 있는 합리성의 기반은 모르는 것을 모른다고 인정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신학은 과학의 여집합을 신의 존재로 채워 넣으려는 습성이 있는데 이 부분은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그래서 저는 모른다는 말이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과학을 하지 않는 입장에서는 애매한 이야기처럼 들릴 수 있겠지만, 모르는 것을 다 설명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 자체가 교만이 될 수 있거든요. 신천지같은 이단들은 오히려 성경 안에 있는 것이 모두 비유다 라고 주장하거든요.  무언가를 잘 모르기에 모른다고 말 할 수 있는 건, 정말 아는 걸 안다고 말할 수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고 생각해요. 어떠한 사실을 우리가 안다고 말하는 것에는, 수많은 모르는 것들을 인정하고, 그렇게 연구해서 밝혀낸 후에도 정말 아는 것인지  많은 사람들이 계속 의심한 후에 정말 더이상 반론의 여지가 없을 때 안다고 말하거든요. 진화같은게 그러한 사실인 것 처럼요.  우리가 모르기 때문에 알아내야 할 무언가가 있는 것이고,그것이 과학자가 있는 이유라고 저는 그렇게 생각해요.

 

긴 인터뷰 감사합니다. 끝으로 사이언스 라이프 독자들에게 하시고 싶으신 말씀 한마디 부탁드립니다.

네. 예전의 저를 비롯해, 많은 과학자들은 창조과학에 대해 별로 관심이 없고, “이상한 바보들이 이상한 소리 하네”라는 생각만 하는게 일반적이라고 생각해요. 그런 걸 적극적으로 비판한다고 해서 누가 돈을 주는 것도, 칭찬을 해주는 것조차 아니며, 다들 자기 연구하기 바쁜데 그런걸 비판하기는 시간낭비라고 생각하는게 일반적이거든요.

하지만 저는 이점에 대해 많은 과학자들이 직접 반지성주의가 자라나지 못하도록 토양을 충분히 고르게 하는 행동에 동참해주셨으면 하는 바램이 있어요. 물론 아무것도 모르는 대중을 상대로 강연하는 창조과학회지만, 거기 앉아있는 아이들 중에는 과학자를 꿈꿨던 아이도 있었을테니까요.

그 아이들이 꿈꾸며 나아갈 수 있게, 더이상 반지성주의가 교회와 사회를 물들이지 않을 수 있게 하기 위해, 저는 여러분 모두의 도움이 필요합니다.

 

이후에도 Neurosum님과의 한시간여 동안 이런 저런 이야기를 더 나누었습니다만 내용상 공개되지 못할 부분들이 있어서 공식적인 인터뷰 기사는 여기에서 마무리 하였습니다. 바쁘신 와중에도 인터뷰에 응해주신 Neurosum님께 다시 한번 감사의 말씀을 드리며 앞으로도 활발한 활동을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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