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화는 관찰 가능한 사실이다.”
이 단순한 문장은 이미 과학계에서 명백한 사실로 인정받은지 몇십년이 지난 명제이다. 하지만 아직도 사회에는 진화가 창조와 대립되는 하나의 가설에 불과하다는 잘못된 생각이 만연해 있고, 심지어는 “진화를 믿는 정도”라는 잘못된 설문 제목까지 사용할 정도로 과학에 대해 잘 모르는 사람들이 많다.
오늘날 우리가 살아가는 사회는 하루가 다르게 발전해나가고 있다. 그 누구도 이것이 과학의 발전 때문임을 부정하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대중들의 과학에 대한 이해는 이보다 한참 뒤쳐져 있다. 대중들은 과학이 발견해 낸 사실들을 하나의 “의견”정도로 잘못 이해하는 경우도 많고, 혈액형 성격설이나 “물은 답을 알고있다”와 같은 유사과학을 실제 과학과 혼동하는 경우도 많으며, 과학과 유사과학이 과학계에서 가진 위치에 대한 기본적인 이해가 없는 경우도 많다.
제7일 안식교와 통일교에서 시작된 창조과학이라는 이름의 유사과학은 이렇게 과학에 무지한 대중들에게 종교와 과학의 탈을 쓰고, 다가간다. 이를 주장하는 자들은 자신들을 “창조과학자”라고 불러주기를 원하며 자기들도 과학적인 이야기를 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그들은 과학 연구를 하지 않고, 과학이 밝혀낸 사실들을 왜곡하며 거짓말을 통해, 대중들의 과학에 대한 의식을 흐리게 만든다.
근본주의 교회는 이들을 아무런 분별없이 수용함으로서 교회내 반지성주의가 싹트게 하고, 과학과 종교의 갈등을 심화시키는데 한몫 하고 있다. 과거의 나를 비롯해, 과학자들은 자기 연구에만 관심이 있지 이런 거짓을 퍼뜨리는 집단에 관심이 없고, 이러한 무관심을 이용해 창조과학은 과학을 모르는 대중들에게 교회를 통해 스며들어 정보의 불균형을 가져오게 되었다.
나는 한 사람의 과학자로서, 데이터와 내가 하는 주장들에 대해 매우 엄밀한 잣대를 들이대는 것이 일상이다. 과학자의 양심은 생명이며, 글 하나하나를 쓸 때마다 내가 정말로 사실을 쓰고 있는 것인지에 대해 끊임없이 점검하고, 또한 점검받는다.
나는 또한 기독교인이기도 하다. 나는 현재 엘에이의 한 장로 교회에 다니고 있으며, 신앙생활을 시작한지 꽤나 긴 시간동안 신앙과 과학에 대해 고민하고 기도해왔다.
창조과학을 접하게 된 나는, 처음에는 이들이 단지 과학에 대해 무지해 잘못된 정보를 왜곡되게 수용하는 집단 정도로 생각해, 이들에게 올바른 과학적 사실들을 알려주고자 노력했다. 그 과정에서 창조과학회에 쓰여진 글들을 읽게 되고, 이들이 의도적으로 왜곡을 행하고 있음을 깨닫게 되었다.
이후 나의 전공인 생물학을 비롯해, 타 전공자들의 도움을 받아 창조과학회 “자료실”과 미국 창조과학회로 불리는 AiG의 글들을 분석해 보았지만, 그들의 수많은 글 속에 진실은 단 하나도 없었다.
창조과학회는 결코 신앙이 뛰어나거나 깊은 종교에 경도되어 과학을 부정하는 집단이 아니었다. 이들은 의도적인 왜곡을 행하고, 거짓말을 당연하게 하며 그들의 주장이 과학이라고 주장함으로서 과학을 모르는 대중들에게 신뢰를 얻어 먹고살 기반을 마련하는, 거대한 사기꾼 집단이었다. 또한 이들은 당당한 태도를 유지해 교회의 피를 빨아먹는 기생충이자, 기독교를 반지성주의로 이끄는 암덩어리였다.
이들이 거부하는 것은 관찰 가능한 현상(진화) 뿐이 아니라, 지질학계와 고생물학계, 역사학계에서까지 사용되는 기술(연대측정법:핵물리학), 이를 통해 밝혀낸 지구의 나이, 생명의 기원(생화학), 우주의 나이(천문학) 등 현대 과학 전부이며, 이를 거부하기 위해 과학계의 논문을 왜곡 인용하고, 사람들의 스피치를 체리피킹하며, 이미 폐기된 주장들을 과학계의 주장이라고 가져온다거나(헤켈의 배아도, 필트다운인), 조작은 커녕 현재 연구까지 진행중인 화석을 조작이라고 거짓말한다거나(오스트랄로피테쿠스 아파렌시스), 진화의 확률을 단순 곱하기로 전락시키는 등, 다양하다.
이들의 거짓된 주장에 대한 반론은 과거 Talking Origin이라는 사이트에서 많은 부분 정리한 바 있으나, 이들은 기존의 주장을 변형하고 최근 논문을 왜곡 인용하는 등, 더 많은 거짓말들을 생산해내는 집단이 되었다.
현대는 진화가 직접 관찰 가능한 시기가 되었다. 대진화와 소진화가 더이상 나뉘어지는게 아닌 연속성을 갖고 있음이 밝혀진 시대가 바로 현재이다. 이런 시기에 눈에 보이는 진화를 부정하게 하는 것은 일종의 현실 부정이자 도피이며, 이는 미래에 과학을 배우고자 하는 아이들에게 크나큰 걸림돌이 되는 행위이다. 창조과학회와 같은 의도를 가진 또하나의 집단인 교과서 진화론 개정 추진 위원회(교진추)는 2012년에 교과서 진화론 삭제 사건이라는, 교육계에 지울 수 없는 오점을 남긴 사건의 주범이며, 이들의 행보로 해외 언론에 한국 과학 교육에 대한 불신이 생기게 되었다.
이들로부터 우리의 미래를 지켜내기 위해, 우리는 이들이 어떠한 거짓말을 하고 있는지에 대해 필수적으로 알고, 이들이 근본주의 교회에서조차 용인되기 힘든 이단적 사이비적 기원을 가지고 있다는 점을 이야기할 필요가 있다. 이들은 기독교를 병들게 하는 존재들이고, 교회에서조차 퇴출시켜야 한다는 점을 거듭 강조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창조과학 부수기 시리즈는 이러한 창조과학의 거짓된 주장들을 가장 최근 것부터 차례로 이야기하며, 어떠한 거짓말을 하고 있는지, 그리고 과학계에서는 그 사안들에 대해 어떻게 말하고 있는지를 알려주고자 한다. 많은 사람들이 우리가 눈으로 보고 매일 관찰하는 “진화”라는 것을 함께 느낄 수 있길 바라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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