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S에서 기타 연주를 하고 있는 Chris Hadfield, 출처)
역대 우주 비행사들 중 닐 암스트롱을 제외하고 가장 유명한 사람은 아마도 Chris Hadfield일 것입니다. 캐나다 온타리오의 옥수수 농장에서 시골 소년으로 자란 그는 닐 암스트롱의 달 착륙 장면을 보면서 우주 비행사의 꿈을 키웠고 캐나다 공군 전투기 테스트 파일럿을 거쳐 우주 비행사가 된 후 국제 우주 정거장 (ISS) 미션 커맨더의 자리에까지 오른 인물입니다.
자신을 음악가라고 소개하기도 하는 그는 우주에서 기타 연주를 하거나, 페이스북을 통해 사람들과 직접 대화를 주고 받는 등, 대중과의 왕성한 소통을 한 인물로 유명합니다. 실제로 “우주에서 울면 눈물이 어떻게 되나요?”라는 한 학생의 질문에 직접 자기 눈에 물을 뿌려 가면서 어떻게 되는지를 실험으로 보여 준 적도 있고,
2013년도에는 국제 우주 정거장 (ISS)에서 데이비드 보위의 “스페이스 오디티(Space oddity)”를 기타 반주와 함께 부르며 인류 역사상 최초 우주에서 촬영된 뮤직 비디오를 선보이기도 하였습니다.
아마 우주에 관심이 없으신 분이라 할지라도 이 분의 얼굴을 한번쯤은 어딘가에서 보신 적이 있을 것입니다.
그가 지난 달 말 새로운 영상을 공개하였습니다. 우주에 관한 거짓과 진실을 하나 하나 설명하며 잘못된 상식을 파괴해 줍니다. 무중력 공간에서 늘 보여주던 이마의 실핏줄 도드라진 힘든 표정이 아닌, 보는 사람도 한 숨 놓이는 편안하고 행복한 표정으로 말입니다. (중력이 이렇게 소중한겁니다.)
내용을 간단하게 참과 거짓으로 요약하자면,
우주에 나가면 사람은 태양 복사열에 의해 바로 불타버린다?
절반의 진실 – 실제로는 그보다 더함. 우주 공간은 드라이아이스보다 더 차갑고 태양열은 수백도 이상 뜨겁고 혈액은 혈관 속에서 끓어 오르는 삼중고를 동시에 당하게 되어 그보다 더 심한 손상을 입음.
우주에서는 쉬지 않고 계속 운동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탈진하거나 죽는다?
거짓 – 물론 운동 안하면 지구에 돌아와서 문제가 될 수 있기 때문에 하루에 두시간씩 꼬박 꼬박 운동을 하지만, 쉬지 않고 계속 해야 하는 것은 아님.
우주에 나갔다 돌아오면 우주정거장 안에서는 구운 스테이크 냄새 혹은 바베큐 냄새가 난다?
참 – 아마도 내장재로 사용된 각종 물질들과 금속에서 나오는 냄새인것 같은데, 평소에는 항상 그런 물질에 둘러쌓여 있기 때문에 전혀 못느끼다가 아무 냄새가 나지 않은 우주에 나갔다가 다시 돌아오면 그 냄새를 느낄 수 있다. 탄 스테이크 같은 냄새이기도 하고 바베큐 같기도 한데, 그는 유황 냄새와 비슷하다고 느꼈음.
빛의 속도로 날아가면 늙지 않는다?
거짓. 다른 속도(rate)로 늙을 뿐 안늙는 것은 아님.
우주에서 폭발하면 소리 안난다?
참. 소리를 전달할 매체가 없으니 당연함. 단적인 예로 태양은 인류가 한번도 만들어내보지 못한 엄청난 수준의 폭발인데 태양 폭발 소리 안들림.
우주에서 중력을 만드는 방법은 우주선을 돌리는 방법 밖에 없다.
현재로서는 참 – 중력을 컨트롤할 수 있는 현실적인 방법은 현재로서는 우주선을 돌려서 원심력을 발생시키는 것 뿐.
NASA가 순간이동 (워프, Warp)를 연구중이다?
거짓 – 워프는 공상과학의 영역이고 현재로서는 어떻게 하는지, 심지어 가능할지 여부도 모르고 가능하다 하더라도 어마어마한 에너지가 필요할거다. 현재 NASA에서는 이와 관련한 연구를 하고 있지 않음.
행성간 이동 (interstellar travel)을 할때는 냉동 동면 상태로 있어야 한다?
현재로서는 거짓 – 얼린 사람을 다시 살릴 수 있는 기술이 없음.
풍선을 타고 성층권까지 올라갈 수 있다?
참 – 제대로 된 장비만 있으면 가능하다. 실제로 Felix Baumgartner는 풍선 타고 성층권보다 더 높이 올라가서 자유낙하한 뒤 낙하산으로 착륙한 적이 있음.
우주에 가면 키가 영구적으로 커진다?
거짓 – 뼈와 뼈 사이의 공간이 늘어나서 키가 일시적으로 크기는 하는데 지구에 돌아오면 다시 줄어든다. 이를 고려하여 우주복은 조금 크게 만듦.
우주에서는 박테리아가 10배 빨리 번식하여 살모넬라균이 된다?
거짓 – 조금 다르게 돌연변이가 일어나는 양상이 관찰되기는 했지만 살모넬라로 바뀌는 급의 변화가 일어나지는 않음.
참고로 Chris Hadfield의 모국인 캐나다는 발사체를 가지지 않은 나라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캐나다가 국제 우주 정거장의 미션 커맨더를 배출하고 다양한 우주 관련 컨텐츠를 제작, 배포하여 전세계적인 인기를 끌며 우주 과학의 선진 국가의 반열에 드는 모습은 전국민을 대상으로 공모하여 큰 비용을 들여서 어렵사리 우주인을 배출했으나 후속 사업의 진행이 지지부진하였던 우리에게도 시사하는 바가 있는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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