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아 난민, 싸미와의 인터뷰

http://www.xinhuanet.com/english/photo/2016-04/08/c_135259818.htm

김호정의 시리아 난민 이야기

중동의 정세불안에 따른 시리아의 내전으로 인해 유럽 사회에 시리아 난민들이 대거 유입됐다는 이야기는 한국 사회에도 널리 알려져 있지요. 난민의 유입이 가장 활발했던 2015년에는 한 해에만 약 120만명이 유럽으로 유입됐습니다. 독일의 총리 메르켈이 시리아 난민의 무조건적인 수용을 발표하면서 난민들은 숨통이 틔는가 했더니, 곧 이어 여러 국가에서 국경 폐쇄를 논의하기 시작했지요. 결국 2016년에는 유럽연합과 터키와의 협약을 통해 난민의 유럽으로의 유입을 길목에서 통제할 수 있게 되었고, 난민의 유입은 급격하게 감소되었습니다.

[표 1. 바다를 통해 유럽연합 국가로 입국한 난민의 수 (단위 : 천명/월), UNHCR>

출처: http://data2.unhcr.org/en/situations/mediterranean

 

지금은 좀 잠잠합니다만, 연이은 과격 단체의 테러로 인해, 유럽인들의 난민들에 대한 시선이 곱지만은 않았습니다. <난민 – 중동 – 무슬림 – 테러> 이렇게 연결된 이미지들이 그들의 상황을 이해하고 도움을 주는 쪽 보다는, 꺼려하고, 거부하고, 멀리하게 했던 것 같습니다. 사실 위와 같은 이미지의 연결은, <원숭이 엉덩이 – 사과 – 바나나 – … – 백두산> 으로 이미지가 연결되는 방식과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전쟁과 폭력으로 삶의 터전을 잃어버린 사람들에게 전쟁과 폭력의 책임을 물어서는 안될텐데 말이지요.

그들 한 사람 한 사람의 삶을 살펴보면, 우리의 오해가 풀리고 그들을 친구로 맞을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하는 마음에 이번 특집을 준비했습니다. 시리아에서 탈출한 두 친구를 통해서 우리가 잘 모르는 이야기, 널리 알려지지 않은 이야기, 혹은 아주 사소한 개인적 이야기들을 들어보려합니다. 이제부터 저는 Sami(가명) 와 Ali(가명)에게  일상의 소소함을 물어볼 계획입니다. 그들의 대답은 시리아 내전이나 시리아 난민의 삶을 온전히 설명해 주지 못할것을 잘 압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가 이 기획에서 찾는 의미는, ‘한 사람의 삶’ 입니다.

참고로 말씀드립니다만, 필자는 지금 유럽의 한 대학에서 난민들의 삶을 연구하고 있습니다. 싸미와 알리도 유럽에서 만났지요. 그런데요, 한국에도 꽤 많은 시리아 난민들이 살고 있는 것을 아시나요? 시리즈를 진행하면서 가끔 한국의 난민에 대해 정보를 드리겠지만, 인터넷 검색을 통해 통계자료나 신문 기사를 직접 찾아보셔도 좋을 것 같습니다!

조금씩 늦어질 수는 있겠지만, 2주에 한번씩 새로운 내용을 업데이트 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자, 오늘은 그 첫번째 이야기입니다.  이번 시리즈는 저의 질문과 난민의 대답중에 오간 주요 내용을 요약해서 전달 해 드리는 방식이 될 것입니다. 첫 인터뷰는 싸미와 진행했습니다. 싸미는 20대 초반의 난민인데요, 인터뷰는 영어로 진행됐습니다. 열살 정도 나이 차이도 나고 해서 저는 싸미를 동생처럼 대하고 있는데요, 싸미는 저를 친구처럼 대하고 있습니다. 인터뷰 때도 저는 반말을 하는 느낌으로 이야기를 진행했는데요, 그 친구도 저한테 반말처럼 말 하더라구요. 기분탓이겠지요… 그래서 정리도 각자 반발로 적었습니다.


[첫번째 인터뷰:]

시리아 소개 – 시리아는 다양성을 존중하는 나라였어!

편집자 주 : 공식 명칭은 시리아 아랍 공화국. 터키, 이라크, 이란, 사우디 아라비아, 이스라엘 영향권의 중심인 덕분에 우리의 중동 국가 = 이슬람 이라는 상식과는 달리 수니파 이슬람, 시아파 이슬람, 드루즈교, 그리고 기독교가 혼재되어 있다. 지도상으로는 작아 보이지만 남한 면적의 약 1.8배.
호정: 안녕! 먼저 시리아에 대해서 소개 해 줄래? 한국 사람들은 사실 시리아를 잘 몰라. 아마 많은 사람들이, 시리아는 중동국가니까 이슬람 국가이고, 여자들은 부르카나 히잡을 썼을 것 같고, 일부다처제이며, 석유가 나올 것 같다고 생각할 것 같아. 전쟁이 나기 전의 시리아는 어떤 나라였니?

싸미: 음, 종교 이야기부터 시작을 해 볼게. 참고로 나는 시리아 남쪽의 한 도시에서 자랐어. 다마스쿠스나 알레포 등 다른 도시 사람들은 어떻게 생각할 지 모르겠는데, 나는 우리 동네 기준으로 말해볼게. 아! 일단, 우리 동네에는 기름이 안 나와! 하하.

먼저 나는 무슬림이 아니야. 내가 살았던 도시에는 오히려 기독교인이나 드루즈교가 다수를 차지했었어. 무슬림 사람들은 정말 극소수였어. 우리 동네 사람들은, 음악과 문화를 사랑하는 평화로운 사람들이었어.

아, 나는 사실 ‘시리아는 어떤 나라였니?’ 라는 질문 자체가 좀 마음에 안 들어. 시리아는 각 도시마다 다른 특징들을 가지고 있거든. 음식도 다르고, 옷의 유행도 달라. 지역마다 말투도 다르고. 그래서 나도 시리아를 잘 몰라.

알레포를 예를 들면, 거기는 산업도시야. 공장들이 많고… 가족들이 다 같이 일을 하는 경우가 많은데, 예를 들면, 할아버지가 하던 공장을 아버지가 이어받고, 또 아들이 이어받는거야. 그러다 보니까 알레포에서는 아주 똑똑한 사람이 아니면 별로 공부를 열심히 안 하는 것 같아. 꼭 공부가 아니어도 잘 살 수 있으니까. 알레포에서 대학을 가거나 대학원을 가면 정말 똑똑한 학생! 그런데 우리 동네는 좀 달라. 애들을 주구장창 학교로 밀어 넣어. 하하. 한편, 또 다른 큰 도시인 다마스쿠스는 산업도시보다는 비지니스 도시인데, 그러다 보니 사람들의 성향이 알레포와는 다르지.

호정: 시리아의 면적이 미국이나 중국처럼 큰 것은 아닌데, 지역이나 도시마다 다양한 특징을 가지고 있다니 흥미롭네! 시리아는 아주 다양하고 열린 사회였던 것 같아. 그런데, 여성들의 삶은 어땠어? 왜냐하면, 시리아는 어쨌든 중동에 위치해 있고, 중동에서 여성들은 아주 제한적인 삶을 살고 있다고 알려져 있거든.

싸미: 음, 이것도 역시 지역마다 다른 것 같아. 또 지역마다 다른 종교색을 가지고 있거든. 내가 살던 도시는 드루교가 강세였고, 무슬림들이 별로 없었어. 그러다보니 여성들도 일상에서 큰 제약을 받지 않았어. 심지어 우리 도시에서는 페미니스트 행사도 많았던 것으로 기억 해. 물론 어떤 도시에서는 여자들이 자유가 없는 힘든 삶을 살기도 한다더라고. 어쨌든, 지역마다 달라. 어떤데 가면, 짧은 바지를 입고 길거리에서 담배를 피우는 여자들도 쉽게 볼 수 있어! 아, 이런건 가족마다 다를 수도 있겠다. 하하.

호정: 그렇구나. 보통 사람들은 종교적 이유로 이번 전쟁이 일어났고, 시리아 사람들은 모두들 아주 선명한 신앙을 가지고 있을거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어. 시리아 사람들의 종교생활은 어때? 너가 전체를 대변할 수는 없겠지만, 그래도 한 시리아 사람으로서 너의 개인적 의견이 궁금해.

싸미: 음, 우리 동네 같은 경우에 그냥 쉽게 세 그룹으로 나눠볼게.  소수는 엄청 강한 신앙을 가지고 있어. 그런데 나 같은 경우는, 나는 드루교인이긴 한데, 사실 잘 몰라! 뭐 잘 설명도 못하겠고, 하하. 나머지는 종교보다는 문화적 성격이 좀 강하다고 볼 수도 있을 것 같아.

편집자 주 : 지금으로부터 불과 7년 전인 2011년의 시리아의 모습을 보여주는 BBC의 다큐멘터리. 현재 우리의 머릿속에 난민 국가의 이미지로 각인된 시리아와는 너무나도 다른, 활기차고 밝고 아름다운 시리아의 모습을 볼 수 있다.

인터뷰는 약 50분간 진행됐었고, 이 외에도 참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었습니다. 그러나 인터뷰 내내 강조되었던 싸미의 이야기는 분명했습니다. “시리아는 서로 다른 사람들의 다양성을 존중하는 평화로운 나라였다!”

다음 인터뷰에서는, 그토록 평화로웠던 시리아에 왜 전쟁의 암운이 드리워졌는지 물어보고자 합니다. 저는 제 친구들이 정치, 경제, 사회, 역사, … 이런 것들을 깊이 있게 또 균형감있게 이해하고 있는지는 알 수 없습니다. 그러나, 서두에서 말씀드렸던 것 처럼, 이번 시리즈는 ‘한 사람’으로서 개인들의 이야기입니다. 그럼 다음 편에서 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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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호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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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는 많이 먹어도 살이 찌지 않았어요. "집"과 "도시"에 대해 연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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