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메가 지방산이 몸에 그렇게 좋다고?
오메가지방산이 시중에서는 만병통치급으로 통한다. 혈관 청소부라고도 불리며 “몸에 나쁜 저밀도콜레스테롤(LDL)은 줄이고 혈관을 튼튼하게 한다는 고밀도콜레스테롤(HDL)를 높이며 고지혈증 환자에게 유익하다. 혈중 콜레스테롤을 낮추고 혈전(피떡)이 생성되는 것을 막는다. 혈행을 개선시켜 고혈압을 예방하는 데 도움이 된다. 혈관의 염증 억제효과가 탁월하다. 혈관 벽을 튼튼하게 하고 심혈관질환을 예방 한다”는 등의 믿거나 말거나 한 예찬론이 주를 이루나 이는 아직 과학적 증거가 부족한 속설에 지나지 않는다. 실제 오메가지방산이 필수지방산의 일종이라는 것을 밝히고 지나친 과대선전에 대해 그 실체를 들여다본다.
필수지방산이란 뭔가?
우리 몸속에서 함성되지 않아 음식으로 먹어 줘야하는 지방산을 말한다. 2종류가 있다. linoleic acid와 linolenic acid이다. 지방산은 CH3CH2——COOH의 구조를 취하는 물질의 총칭이다. 탄소수 4개에서 20여개인 여러 종류의 지방산이 자연계에 존재한다. 생명체내에서 포도당이나 아미노산으로부터 나오는 acetyl-CoA으로부터 합성된다. 탄소수가 2개인 acetyl기를 붙여나가면서 짝수의 지방산이 합성된다. 그래서 자연계에 존재하는 지방산은 탄소수가 거의 예외 없이 짝수이다. 지방산의 종류를 아래 표에 나타냈다.
18:1을 예로 들면 탄소수가 18개이고 2중 결합(불포화)이 9번 탄소에 1개인 oleic acid라는 지방산이다. 지방산의 녹는점(융점)은 탄소수가 작을수록 2중 결합이 많을수록 감소하는 경향이 있다. 지방속의 이들 지방산의 분포(조성)가 지방의 융점도 결정한다.
체내 지방산의 합성회로
위 그림의 체내 지방산의 합성계에서 탄소수 16개인 포화지방산이 1차로 만들어 지고 이를 연장(elongation)하여 탄소수 18개인 포화지방산, 즉 stearic acid가 합성된다. 여기에 2중결합을 하나 넣은 oleic acid 까지는 체내에서 합성이 가능하다. 그러나 2중 결합이 9, 12번 탄소에 2개인 linoleic acid와 9. 12, 15번에 2중 결합이 3개인 linolenic acid는 만들지 못한다. 그래서 이 2종류를 필수지방산이라 하는 거다. 여기서 arachidonic acid(20:4), EPA, DHA는 체내에서 이들 필수지방산으로부터 함성이 가능하기 때문에 보통 필수지방산에는 넣지 않는다(아래 그림 참조).
그럼 오메가 지방산은?
오메가지방산은 2중 결합이 있는 지방산에 붙이는 이름으로 불포화지방산의 별칭이다. 아래 구조에서 이들 불포화지방산의 2중 결합을 탄소위치로부터 따져보자.
오메가 불포화지방산
필수가 아닌 oleic acid(올레산)은 -COOH로 부터 9번째에, 필수지방산 중 linoleic acid(리놀레산)는, 9,12번째에, lonolenic acid(리놀렌산)는 9, 12, 15번째에 2중 결합이 있다. 이들 지방산은 간단하게는 올레산을 18:1(△9), 리놀레산을 18:2(△9,12), 리놀렌산을 18:3(△9,12,15)로 표시하기도 한다. 여기서 18은 탄소 수, :1의 1은 2중 결합의 수, △9는 2중 결합의 위치를 나타낸다. 즉 18:2(△9,12)는 탄소수 18개, 2중 결합이 2군데, 2중 결합의 위치는 -COOH(carboxyl기)로 부터 세어 9번과 12번 탄소에 있다는 의미다.
이 때 탄소번호를 역으로 세면?
그런데 탄소번호를 숫자대신 α, β, γ—ω라는 그리스문자로 표시하는 방법도 있다. 지방산의 탄소번호를 숫자대신 알파벳으로 매겼을 때 맨 오른쪽 끝 탄소를 오메가(끝이라는 뜻)탄소라 한다.
여기서 2중 결합의 위치를 앞에서가 아니라 끝 ω로부터 세어보자. 그러면 올레산은 2중 결합이 9번째 탄소에, 리놀레산은 6과, 9번째, 리놀렌산은 3, 6, 9번째에 있다. 이들 지방산에 ω탄소를 기준으로 하여 새로운 이름을 붙여보면, 올레산은 ω-9지방산, 리놀레산은 ω-6, ω-9지방산, 리놀렌산은 ω-3, ω-6, ω-9지방산이 된다. 이른바 오메가지방산이란 불포화지방산의 또 다른 별칭이 되는 셈이다. 즉, 우리가 신비하게 생각하는 ω-3, ω-6 지방산은 바로 필수지방산인 리놀레산, 리놀렌산을 의미한다. 그냥 리놀렌산이라 부르면 될 것을! 뭔가 고상한 뜻이 있는 줄 알았잖아. 아래 표는 몇몇 식품의 지방에 들어 있는 각종 지방산의 함량을 표시했다.
어린이의 뇌 성장에 좋고 등 푸른 생선에 많다는 DHA, EPA도 오메가-3 지방산의 일종이긴 하나 리놀렌산 등으로 부터 체내합성이 가능하기 때문에 필수지방산에는 넣지 않는다(아래그림). 등푸른생선 등에 많다는 것이다. DHA는 탄소원자수가 22개 이며, 이중 결합이 모두 6개(ω-3,6,9,12,15,18 지방산이라고도 부를 수 있다)인 다불포화지방산(polyunsaturated fatty acid)이다. EPA는 탄소원자의 수가 20개이고 이중결합이 모두 5개(ω-3,6,9,12,15)인 다불포화지방산이다.
오메가지방산이 건강기능성 식품으로 대 인기다. 시중에는 마치 건강의 지킴이처럼 나이 들어(아니 일반인도) 먹지 않으면 큰일 날 것처럼 선전을 일삼는다. 이들 필수지방산은 세포막성분과 기능성물질, 호르몬 유사물질(hormone-like)의 전구체(재료)로 사용되기 때문에 대단히 중요한 물질이긴 하다. 그러나 우리가 일상적으로 먹는 식품이나 식용유(해바라기유, 면실유, 옥수수유, 들기름)에 포함되어 있어 특별히 부족현상을 걱정하고 호들갑을 떨 필요가 없는 성분이다.
오메가-3는 일명 ‘혈관 청소부’라고도 불리며 몸에 나쁜 저밀도콜레스테롤(LDL)은 줄이고 혈관을 튼튼하게 하는 고밀도콜레스테롤(HDL)를 높이며 고지혈증 환자에게 유익하다. 혈중 콜레스테롤을 낮추고 혈전(피떡)이 생성되는 것을 막는다. 혈행을 개선시켜 고혈압을 예방하는 데 도움을 준다. 혈관의 염증 억제 효과가 탁월하다. 혈관 벽을 튼튼하게 하고 혈전을 예방해 심혈관질환을 막는다‘ 는 등의 예찬론이 주를 이루나 이는 아직 과학적 증거가 부족한 속설에 지나지 않는다.
동시에 시중에는 ω-3만 강조하고 있는데 이에 못지않게 필수지방산 ω-6도 중요하다. 일부 전문가(쇼닥터)는 “오메가-3가 체내 지방을 분해하는 반면 오메가-6는 지방을 오히려 축적하게 한다. 오메가 6가 너무 많으면 지방세포를 증식시키고 염증반응을 일으켜 다양한 질병의 원인이 된다”는 등의 황당한 주장을 하는 경우도 있다. 이것도 전혀 근거 없는 괴담수준이다.
오메가지방산은 자연계에 단독으로 있는 게 아니라 항상 지방의 분자 속 구성성분으로 있다. 즉 글리세롤 한 분자에 지방산 3분자가 결합한 것을 지방이라 하는데 이중 ω-3 나 ω-6가 하나만 들어 있어도 함량표시도 없이 오메가방산이라 부른다. 잘못된 호칭이다.
또 이들 필수지방산도 필요이상으로 먹게 되면 나머지는 대사되어 고 에너지원으로 된다. 많이 먹으면 다른 지방산과 같이 열량을 내고 소모되어 없어진다. 거의 모든 기름에는 양의 차이는 있지만 이들 필수지방산이 다 들어 있다. ω-6는 동식물기름에도 예외 없이 다 있지만 ω-3는 함량이 그렇게 높지 않다. 들기름과 아마씨 등에 특히 많다.
필수지방산(오메가지방산)의 생체내 역할
오메가지방산의 생체 내 역할은 아주 다양하다. 막구조 속 인지질의 구성성분으로, 생리기능을 담당하는 eicosanoid, prostaglandin, leucotriene 등 hormone-like성 물질의 전구체로 사용되며 생리기능상 매우 중요한 물질이다. 그러나 아직 그 기능의 전모가 다 밝혀져 있지 않은 정도라 이를 빌미로 얼핏 전문가로 보이는 사이비들이 터무니없는 효능을 들먹이면서 소비자를 기만하고 등쳐먹는 사기행각을 벌이기도 한다.
오메가 지방산은 많이 먹을수록 좋나?
그런데 많이 먹어 탈나는 포식의 시대에는 필수지방산의 부족현상은 거의 일어나지 않는다. 일부러 먹어줄 이유가 별로 없다는 것이다. 건강식품? 이는 건강한 사람에게는 필요 없는 환자나 정상식이가 어려운 사람에게나 필요한 영양소다. 음식에 약리효과를 기대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는 과잉욕구라 볼 수 있다. 시중에는 몸에 필요한 것을 몸에 좋은 것이라고 착각하는 경향이 있다. 몸에 좋다니까 많이 먹을수록 더 좋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는 환상이다. 필수지방산도 과잉 섭취하면 전립선암 유발과 관련이 있다는 연구보고도 있다.
오메가 지방산에 대한 부정적인 연구
지난 2016년 유럽과 미국 심장관련 의학계가 오메가-3 지방산 제제를 심혈관 예방 효과가 있는 약물로 권고하면서 관심이 높아지고 있지만, 객관적으로 평가하면 심혈관질환 위험은 낮추지 못한다는 게 결론이다.
오메가-3 지방산의 심혈관질환 예방효과가 없다는 사실이 최근 미국의사협회지인 JAMA Cardiology에 실렸다. 영국 옥스포드의대 인구보건 분야 임상서비스 및 역학 연구과 Theingi Aung 교수팀이 주도한 것으로, 지금까지 가장 잘 디자인됐다고 평가된 10개의 오메가-3 지방산 연구이다. 환자 7만7917명을 메타분석한 결과 모든 항목에서 오메가 3를 복용한 사람과 비복용자 간의 심혈관 질환사이의 차이는 없었다는 보고다.
그 외에도 연구 디자인에 따라 차이가 나타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오픈라벨과 블라인드(싱글, 더블)로 나눠 분석해 봤지만 기대했던 비치명적 심근경색, 관상동맥 심장 사망, 모든 관상동맥 질환 발생률에서 차이가 발견되지 않았다 했다.
연구를 주도한 Theingi Aung 교수는 “메타분석을 해봤지만 심혈관질환을 예방할 수 있는 근거는 찾지 못했다“, “현재 미국과 유럽에서 오메가-3 지방산 제제를 심혈관 질환 예방목적으로 권고하고 있는데 하루 1g 복용만으로 효과를 얻기는 어렵다”며 지침 변경의 필요성도 시사했다.
이같은 연구는 국내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국림암센터 명승권 교수(가정의학과 전문의)는 UCLA 보건 대학원생과 함께 1988년부터 2016년까지 국제학술지에 발표된 오메가-3 지방산의 이상지질혈증의 예방과 치료효과에 대해 알아봤다. 결과 58편의 임상시험(무작위배정 이중맹검 위약대조)을 종합한 메타 분석에서 효과 없음으로 결론 내렸다. 동시에 심혈관질환 환자의 중성지방을 낮춘다는 임상적 근거도 부족하다는 주장도 나왔다.
이 태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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