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족한 효소를 먹어서 보충하라는 궤변

효소는 원래 세포 속에 있는 물질이다. 모자라는 것을 먹어 보충해 줄 수 있는 물질이 아니다. 여러분! 아래의 선전문구 본적이 있지? 혹시 이들에게 사기는 당하지 않았나?

어떤 효소 광고
효소는 몸속에서 일어나는 여러 가지 생화학반응을 원활하게 수행(촉매)하는 작용을 한다. 사람은 태어날 때부터 일정량의 효소를 갖고 있지만 잘못된 식습관이나 노화에 따라 점점 고갈된다. 특히 40세 이후부터는 우리 몸속 효소가 점점 부족해지기 때문에 외부로부터 공급해 줘야 한다. 이럴 때 산야초효소나 곡물발효효소가 그 대안이며 보약이다” 라는 광고…

혹시나 사기행각을 사기인줄 모르고 비싼 돈 주고 사 먹지는 않았겠지. 이 사이트에 오는 독자분들 그렇게 우매하지는 않을 테니까.

단언컨대 이는 사기라 말할 수 있다. 사기인 것을 지금부터 증명해 보이겠다. 필자 평생을 효소에 대해 공부 했다. 관련학문으로 학부, 석, 박사를 전공해 대학에서 30여 년간 이 분야 학문에 정진하고 학생을 가르치다 몇 년 전 정년했다. 이제 식솔들 걱정할 이유도 없고 자리보전을 걱정할 필요도 없는 신분이 됐다. 누가(효소사업으로 먹고사는 인간들) 시비 걸까봐 몸을 사릴 이유도 없어졌다. 그래서 오래전부터 이런 사기꾼들을 규탄하는 글을 여러 매체에 막가파(?)식으로 써 왔다.

우선 효소가 뭔지를 설명하고 시중에 소비자를 기만하는 산야초효소니 곡물발효효소(발효효소, 곡물효소 등 이름 다양)니 하는 것에 대해 그 사기성을 조목조목 까발려보겠다. 필자 평생 관련 공부를 해 왔지만 일반인에게 효소를 설명해 이해시키는 것이 그렇게 녹록지가 않다는 건 잘 안다. 하나의 학문분야를 이룰 만큼 방대한 양을 몇 페이지의 지면으로 이해시킨다는 건 애초부터 불가능한 일이다. 최대한 장황하게 설명은 해 보지만 이해가 되지 않는다면 이는 필자의 한계라 생각하고 양해 바란다.

 

효소란?

효소는 생체내에서 일어나는 모든 반응을 촉매 하는 단백질이다. 인간의 몸뚱아리는 수조개의 세포로 되어 있다. 세포 속에는 수천종류의 반응이 일어나며 각 반응마다 각기 서로 다른 효소가 작용한다. 예로서, 포도당을 먹으면 무려 40여 종류위 효소가 차례로 작용하여 에너지를 내놓고 물과 탄산가스로 변하되는 과정을 거친다. 혈압 조절, 항염증, 항균작용, 면역력, 암을 죽이는 NK세포의 활성발현에도 효소가 관여한다. 열이 나게 하는 것도 효소작용이며 체내 단백질합성, DNA의 복제도 다 효소작용에 의한 것이다. 체내에 효소가 몇 종류가 있는지 조차 모를 정도로 그 숫자는 무수하다.

 

어떻게 만들어 지나?

이들 효소는 외부에서 음식으로 먹어 보충하는 것이 아니라 세포 속에서 스스로 필요에 따라 합성해 쓴다. 우리 몸을 구성하는 단백질은 수천 종류다. 너무 많아 숫자와 종류가 다 밝혀져 있지 않을 정도다. 효소만이 단백질이 아니라 근육, 우유카제인, 항체, 힘줄, 심지어 머리카락, 손톱, 발톱, 소뿔도 모두 단백질에 속한다.

그럼 그 많은 효소나 여타 단백질은 어떻게 만들어 지는 걸까. 모든 세포 속에는 단백질합성계라는 일종의 공장(?)이 있다. 기계의 부품에 해당되는 것이 리보좀(ribosome), mRNA, tRNA 등이며 우리가 자주 듣던 이름이다. 단백질의 합성재료는 20여 종류의 아미노산이다. 우리가 단백질을 먹어 소화효소에 의해 만들어진 아미노산이 주 공급원이 된다. 비필수 아미노산은 포도당으로 부터 만들어지기도 한다.

단백질은 아미노산이 수백-수천개가 연결(펩타이드결합)되어 있는 고분자화합물이다. 이 거대한 구조물을 만들려면 설계도가 필요한데 이게 바로 유전자라는 거다. 우리의 DNA 대부분은 이들 효소의 설계도이다. 단백질의 종류만큼 설계도(유전자)가 있다. 필요할 때 해당 설계도를 끄집어 내 그 정보에 따라 아미노산을 차례대로 연결하여 해당 단백질을 합성하고 쓰임새에 따라 적재적소에 배치한다. 일생동안 효소가 일정량만 만들어진다(제조)는 것은 거짓이다.

다시 말하지만 이들 효소단백질은 음식으로 공급되는 것이 아니라 몸속에서 필요에 따라 합성된다. 심지어 같은 기능을 하는 효소라도 그 구조는, 즉 아미노산 배열순서(sequence)는 동물마다 각기 다른데 심지어 다른 종(식물, 미생물)의 단백질효소로 이를 대체할 수 있다니 말이 되나? 아니 인간끼리도 서로 상이할 정도다. 예를 들자. 동물의 위장에서 분비되는 단백질분해효소인 펩신(protease)도 동물의 종류마다 그 구조가 다르며 심지어 사람끼리도 조금씩 상이하다. 이 구조, 즉 단백질의 아미노산 배열순서는 일란성 쌍둥이를 제외하고는 부자, 형제간에도 차이가 난다.

이 무수한 단백질의 구조적 차이가 장기이식 시에 문제를 발생시킨다. 바로 면역응답(면역 적합성)이다. 장기이식 시에 장기를 구성하는 단백질 등의 구조에 유사성(homology)이 높은지를 따지는 이유가 바로 이 때문이다. 면역세포가 구조가 다른 단백질이 들어오면 이것을 적으로 인식하고 항체를 만들어 물리치는 것이 바로 면역반응이다. 그런데 미생물기원  효소단백질이나 산야초 효소같은 음식을 먹어서 우리에게 부족한 효소를 보충해 준다고? 개가 웃을 일 아닌가.

모든 단백질은 먹으면 그대로 흡수되는 것이 아니라 소화효소에 의해 아미노산으로 산산조각이 나 단백질구조는 파괴되고 단순한 아미노산이 되어 혈액 속으로 흡수된다. 이렇게 되면 모든 단백질 본연의 기능은 사라진다. 그런데도 부족하면 먹어라고? 비티민이 부족하면 먹어란다고 단백질도 따라 하라나? 같은 예로, 나이 들면 보족해 지는 콜라겐 단백질도 먹어서 보충하라는 것과 같다. 이에 대한 필자의 글도 있다.

 

효소의 성질

효소는 일종의 단백질이며 열과 pH등에 민감하다. 온도에 대한 안정성은 각기 다르지만 대개 섭씨 40-50도 이상 되면 그 기능을 상실(변성)한다. 효소는 해당 반응을 촉매하고 다시 같은 반응을 계속 반복한다. 사람이 같은 일을 계속 지치지 않고 하는 것과 같다. 이때 온도가 높아지면 반응속도(일하는 속도)는 변성온도에 도달할 때까지 계속해서 증가한다. 단지 시험관속에서만 그렇다는 거다. 그러나 실제 우리 인체는 항상 일정한 체온인  36.5도 주변에서만 반응을 하니 이런 시험관에서의 반응속도하고는 별개이다.

또 각 효소는 그 작용이 최대가 되는 pH가 있다. 위속 펩신같은 효소는 최적 pH가 2이하일 정도로 극단적인 환경을 좋아한다. 이를 optimum pH(최적 pH)라 하며 효소의 종류마다 다르다. 한편 pH안정성이라는 것도 있다. 즉, 환경 속 pH에 따라 기능을 상실하여 변성되기도 한다는 뜻이다. 그러나 세포내에서의 환경은 거의 일정(체온, 중성근방 pH 등)하다.

효소가 반응을 수행하기 위해서는 보조인자를 요구하는 종류도 있다. 이를 cofactor라 하며 미네랄(금속이온)이나 비타민B군이 관여한다. 이런 비타민B를 효소의 코엔자임(coenzyme)이라 부른다. 시중에 사기성에 가깝게 선전하는 코큐텐(coenzyme Q10)라는 것도 하나의 코엔자임 종류이다.

 

효소는 세포내 어디에 있나?

거의 모든 효소는 세포내에만 존재하고 그 존재 위치(국재성)는 정해져 있다. 즉 세포막에만 있는 효소, 미토콘드리아안에만 있는 효소, 핵 속에만 있는 효소 등등, 모든 효소는 결코 다른 장소로는 절대 이동하지 않는다.  세포가 죽고 터져서 흘러나오기 전에는  세포내에 있는 효소는 세포밖으로 나올수가 없다. 만약 혈액검사에서 GOT, GPT가 검출된다면 간세포가 파괴되어 내용물이 흘러나왔다는 신호이다. 왜냐하면 이 효소는 간에만 있기 때문에. 더 중요한 것은 효소는 세포 외부로부터 내부로 들어가지도 않으며 넣어 줄 수 있는 방법도 없다. 그런데 나이 들어 부족한 세포 속 대사효소를 입으로 먹어 공급한다고 하면 개도 소도 웃을 일 아닌가.

 

그럼 소화관으로 나오는 소화효소는 뭔가?

그러나 단지 몇 종류의 효소가 세포외부로 나오는 것이 있다. 소화기관에서 분비되는 소화효소가 바로 그것이다. 우리가 먹은 음식물을 소화시켜 영양성분을 체내로 흡수하기 위해서다. 단백질, 전분 등은 거대분자라 그냥은 혈액 속으로 흡수되지 않는다. 아미노산이나 포도당으로 잘게 잘라줘야 한다. 이도 단백질분해효소(protease), 전분분해효소(amylase), 지방분해효소(lipase) 외 몇 종류만이 세포외로 분비될 뿐이다.

이들 소화효소의 분비능이 약하거나 소화가 잘 안되는 사람은 효소를 먹어주기도 한다. 이게 바로 소화제라는 약이다. 이들 소화제는 동식물, 미생물로부터 소화에 가장 적합한 효소를 선발해서 만든 것이다. 식품 속에 들어있는 어떤 소화 관련 효소(발효효소) 보다 우수하다. 식품이나 시중의 곡물발효효소라는 엉터리 제품에는 protease와 amylase정도가 들어있긴 하다. protease라면 이들보다 키위, 무화과, 파인애플, 파파야 등에 더 많다. amylase는 엿기름과 생 무 등에 많고. 소화가 잘 안될 때 이들을 먹으면 다소 소화를 도와줄 개연성은 있지만 위산에 의해 실활되어 기능을 상실할 가능성이 높아 별 도움이 될 것 같지는 않다. 이보다 소화제가 훨씬 낫다. 위산에 견디고 기능이 좋은 최적의 효소를 선발하여 약으로 만들었기 때문이다. (다시 중언했다)

우리가 입으로 먹는 식물효소나 미생물유래의 효소 등, 소위 먹거리효소가 소화관을 통과해 혈액을 거쳐 세포 속으로 들어가 기능을 발휘한다?

조물주가 기절할 소리다. 효소는 거대분자인 단백질이라 했다. 단백질이 소화되지 않고 온전한 채로 장벽을 통과해 혈액 속으로 흡수되고 , 다시 세포속에 들어가 효소 본연의 기능을 발휘하는 일은 절대 일어나지 않는다. 그것도 사람 것도 아닌 것이? 소화과정을 거치면 단백질은 산산조각이 나 아미노산으로 변한다. 이렇게 나온 아미노산은 소고기나 두부를 소화시켜 나온 아미노산과 구별이 되지 않는다. 소화되면 모든 단백질은 원래의 기능이 사라지는데도 말이가?

사기꾼들 말대로 단백질이 장벽을 통해 흡수된다면 고기단백질, 음식속단백질 등도 같이 흡수돼야 되지 않나? 유독 효소단백질만 흡수되어 인간이 나이 들어 줄어든 효소를 보충해 준다고 하면 말이 되나? 소화의 메카니즘도 모르는 뻔한 사기가 일반인들께 통용되는 게 정말 이해가 되지 않는다. 단순히 소화를 돕기 위해서 먹는다고 하면 말은 된다. 별로 도움이 되지는 않겠지만. 그럼 당신은 소화가 안돼 허접한 효소라는 제품을 이때까지 비싼 돈 주고 사먹었나? 소화를 위해서라면 더 좋은 소화제가 있는데.

 

산야초효소라는 것의 사기

이제 본론으로 돌아가자. 산야초효소를 담근다고 각종 풀에 설탕을 고농도로 넣고 난리법석을 떨었다. 그렇게 하면 산야초의 유효성분이 설탕의 삼투압에 의해 빠져나와 몸에 좋은 효소액 혹은 발효액이 된다고 주장한다. 효소, 발효? 무슨 개뿔! 효소를 담근다는 말 자체가 성립하지 않는다. 단백질을 담근다 하면 말이 되나?

식물도 사람처럼 세포덩어리다. 세포질에는 각종 물질(용질)이 녹아서 존재하기 때문에 반투막(세포질막)을 경계로 하여 세포 내외에 삼투압이 걸린다. 즉 세포질의 물질농도는 대개 0.9%정도라 세포 바깥의 농도가 이와 차이가 날 경우는 물의 이동이 일어난다.

식물세포에 설탕을 녹여 외부의 농도를 높게 하면 세포내 물이 빠져나와 세포는 수축한다. 예를 들어보자. 배추를 소금에 절이면 물이 빠져 나와 세포가 쪼글쪼글 해 지고 부피가 주는 것이 삼투압에 의한 거다. 이를 숨이 죽었다고 이야기 한다. 모든 용질(溶質)은 세포에 삼투압으로 작용한다. 설탕도 소금보다는 못하나 세포에 삼투압을 발생시킨다(삼투압에 대해서는 주제를 따로 하여 설명할 예정).

이때 빠져 나오는 것은 세포속의 물이고 세포질에 녹아있는 성분의 대부분은 그대로 남아있다. 단, 세포에 상처가 나 있거나 하면 세포의 내용물은 흘러나와 영양성분의 손실이 동반된다. 삼투압을 높이는 물질은 미생물의 생육을 억제하기 때문에 식품의 저장에 이용된다. 소금 등의 염류를 사용 할 경우를 염장(鹽藏)이라 하고 설탕의 경우는 당장(糖藏)이라 한다. 과일 쨈이 대표적이다. 이 경우 설탕이 소금보다 삼투압을 증가시키는 데에는 더 높은 농도가 필요하다. 소금의 경우는 5%정도의 농도에서 대개 미생물의 생육을 억제하나, 설탕의 경우는 훨씬 높은 30%이상을 요구한다.

그럼 산야초효소의 경우를 보자. 재료(산야초)와 설탕의 비율을 1:1로 하라고한다. 이렇게 하면 나중 재료에 따라 액체의 설탕농도가 50-70%이상 된다. 이 경우 시간이 지나면 설탕의 삼투압에 의해 식물의 세포 속 물이 빠져나와 걸쭉한 설탕용액이 된다. 이 설탕농도에서는 미생물이 자라지 못해 발효는 일어나지 않는다. 만약 설탕의 농도를 낮게 하여 특정 미생물이 자랄 수 있는 농도로 했다면 알코올발효가 일어나거나 부패하게 된다. 

발효란 단순히 미생물이 자랐다고 해서 발효라 하지 않는다. 이는 당초 알코올을 만들 목적이 아니었으니 이를 발효라 그러지는 않는다. 발효의 정의에 대해서는 이 글을 참조 바란다.

이렇게 만든 액체는 음식을 썩지 않게 하는 당장(糖藏)이며 이런 환경에는 미생물도 자라지 못하고 발효도 일어나지 않는다. 당연히 효소도 아니다. 효소가 있다 해도 아무런 의미가 없다. 효소는 먹어서 보충되는 게 아니니까. 있다 해도 소화의 대상인 여느 단백질과 다를 바 없다. 농도가 좀 낮은 쨈을 만들어 놓고 효소액 혹은 발효액이라 하니 필자 정말 졸도하겠다.

심지어 어떤 얼간이는 산야초효소는 오래두면 설탕이 없어져 당뇨환자에게도 좋다고 둘러댄다. 식자우환의 전형이다. 그 엉터리 이론은 이렇다. 설탕의 구성당은 포도당과 과당으로 되어있는 2당이다. 이를 가수분해하는 효소가 invertase이다. 이 효소는 모든 생물에 있다. 만약 설탕에 의해 산야초 내부의 invertase가 소량이나마 용출됐다면 이 효소가 서서히 설탕을 분해하여 단당인 포도당과 과당으로 만든다. 시간이 흐를수록 설탕의 양은 줄어들고 단당의 양이 증가하는 것은 당연하다. 설탕이 단당으로 변했다 해도 전체 칼로리(에너지) 양과 구성당의 조성에는 변함이 없고 더 좋아졌다고 볼 수도 없다. 이걸 당뇨환자에게 좋다고 하면 고등사기다.

반복한다. 산야초를 설탕에 절이면 배추의 경우처럼 빠져나오는 것은 물이고 세포질 성분은 거의 나오지 않는다. 단 상처 난 세포나 조직이 연할 경우는 세포내용물이 흘러나오겠지만 대부분의 유효성분은 그대로 숨이 죽은 식물 속에 남아있다. 김장배추의 소금 절임처럼. 하지만 오래두어 조직이 문드러져 내용물이 다소 흘러나올 수는 있다. 그런데 이런 설탕절임을 해 놓고 건더기는 버리고 설탕물만 먹는 게 이해가 되나?

효소를 담글 때 설탕의 양이 중요하다고 한다. 당연하다. 썩지 않을 정도로 넣어야한다. 잘못하여 조금 적은 양을 넣으면 알코올발효가 일어나 술이 된다. 술의 농도가 10%이상이 되면 영원히 변질되지 않고 술로 남아있을뿐이다. 술의 농도가 10%이하가 되면 초산발효가 일어나 식초가 된다. 이를 신비한 것처럼 둘러대는 바보도 있다.

만약 산야초의 유효(한약재의 약효)성분을 잘 이용하려면 잘게 썰어 세포에 상처를 많이 내던가 아니면 절구에 찧거나 믹서기로 갈아서 설탕으로 재우면 훨씬 효율적으로 약효성분을 추출할 수 있는데 왜 그렇게 하지 않는지 모르겠다. 단 설탕에 절여 오래두면 식물의 조직이 문드러져 세포내용물이 흘러나오긴 한다. 그래서 색깔도 변하고 해당 산야초 냄새도 나고 한약재라면 약효(?)성분도 다소 추출될 수는 있다. 이게 효소나 발효하고는 아무런 관계가 없는 물건이긴 하지만.

필자가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게 왜 이런 허접스런 물건에 효소라는 이름이 붙었나 하는 거다. 효소하고는 아무런 관계가 없는 당절임에도 말이다. 옛날(옛날도 아닌가)에는 매실청, 무슨 청, 혹은 무슨 엑기스라는 이름으로 통했는데 언제 부턴가 효소라는 국적 없는 이름이 붙어 소비자를 기만하고 있다.

당시 세상은 온통 효소도 아닌 효소 먹기 열풍이 만연했다. 당시 필자 TV에 나가 이를 비난했다. 즉각 반응이 왔다. 효사모(효소를 사랑하는 모임)라는 이익단체가 벌떼같이 달려들어 필자 놀래자빠져 하마터면 오줌 지릴 뻔 했다. 이후 모든 TV섭외를 사양했다. 공무원 신분인 교수직에 문제가 생기면 우리 4식구 굶어 죽을 수도 있겠다는 비겁한 생각이 들어서다.

당시 정확하게는 설탕 먹기 열풍이었다. 국민의 살찌우기(비만) 열풍으로 이어졌다. 지금은 다소 그열기가  사라지긴 했지만 아직도 일부에서는 효소타령이 여전하다. 한심하다.

 

곡물발효효소의 사기행각

산야초효소에 대한 인기가 시들해 지고 그 사기성이 탄로나 열풍이 사거라드니 이젠 또 되지도 않은 (곡물 혹은 복합)발효효소 열풍이 시작됐다. 각종 곡류에 곰팡이 등을 번식시키고는 곡물발효효소라면서 비싼 값에 팔고 있다. 과거에는 엉터리 사기꾼들이 소비자를 기만하더니 이제는 대기업마저도 이에 편승하여 사기행각을 벌이고 있다. 유명 TV아나운서 까지 동원하여 대대적인 선전공세를 펴고 있으니 한심하다.

그들의 곡물발효효소에 대한 사기문구는 이렇다. 글자가 잘 안보여 옮긴다. 

1.소화흡수작용 ; 음식물이 위장 소장 등의 소화흡수 기관을 거치는 과정에서 여러 종류의 효소가 (프티알린, 펩신, 트립신, 에렙신, 리파제) 각종 영양소를 분해하여 흡수되기 쉬운 상태로 만든다.
2. 해독살균작용 ; 간 기능을 강화하고 외부에서 들어오는 독소를 분해 해독하는 기능을 갖고 있다.
3. 항균 항염 작용 ; 상처 입은 세포에 치유력을 높여주고 염증의 소염작용을 돕는다.
4. 분해배출작용 ; 각종 노폐물을 분해하여 땀이나 소변을 통하여 몸 밖으로 배출하는 작용을 한다.
5. 혈액정화작용 ; 혈액속의 독소와 이물질, 노폐물을 분해 배설시키고 혈액내 콜레스테롤 수치를 조절하여 건강한 알칼리성 혈액으로 개선시키며 혈액의 순환을 좋아지도록 한다.
6. 세포 부활 작용 ; 세포의 대사기능을 활성화시켜 낡은 세포와 새로운 세포를 부활시킨다.

 

완전한 픽션이다. 이런 작용은 곡물발효효소라는 허접한 물건에 있는 것이 아니고 우리의 세포내에 항시 존재하는 효소가 이 역할을 담당한다. 세포내 효소는 이정도의 역할뿐만 아니라 인간이 생명현상을 영위하는 데에 필요한 모든 반응을 담당한다. 이런 세포내에 있는 효소가 부족해진다 해서 외부로부터 공급해 줄 수 있는 방법은 단연코 없다. 실제는 부족해지지도 않는다. 조물주도 하지 못하는 짓을 사기꾼들이 한다하니 기가 찰 노릇이다.

곡물발효효소(穀物醱酵酵素)는 여러 가지 곡물을 그대로 혹은 분쇄하여 물을 적당히 머금게 한 후 그냥 혹은 열을 가해 찌거나 하여 곰팡이(주로 Aspergillus oryzae – 누룩곰팡이) 등을 번식시킨 것이다. 이들 제품에도 미생물에 의해 소화효소와 유사한 것이 생산되어 음식의 소화를 다소 도울지는 몰라도 위에서 주장하는 역할을 기대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오히려 여러 곡물을 함께 먹어주니 다양한 영양성분의 공급이 이루진다고 주장한다면 그건 참이다. 그런데 약 먹듯이 소량 먹으라니 영양적 측면에서도 의미가 없다, 제조원가 몇 천 원짜리 상품을 감언이설로 수만-수 십 만원에 판다면 이건 소비자에 대한 사기행위 아닌가.

누룩곰팡이(Aspergillus oryzae) 등을 번식시킨 곡물발효효소 등의 허접한 제품에는 전분분해효소인 아밀라제, 단백질분해효소인 프로테아제, 지방분해효소인 리파제가 다소 들어가 있긴 하다. 있다 해도 이들이 음식의 소화를 다소 도와줄 뿐, 혈액으로 흡수되고 세포막을 통과하여 어떤 기능을 발휘한다고 하면 이는 무식의 소치거나 사기꾼에 가깝다. 혈액 속으로 흡수될 리도 만무하지만 혹시 흡수되더라도 미생물의 단백질은 사람에게는 이물질, 즉 면역학적으로는 적군이 되는 물질일 뿐이다. 오히려 나쁘게(항원 등으로) 작용하여 인체에 해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 곰팡이가 다름 아닌 바로 누룩과 메주를 만드는 미생물이라는 것을 독자제위는 아시는가? 그러면 누룩도 메주도 훌륭한 곡물발효효소가 되는 셈이 아닌가. 시중의 물건은 곡물의 재료만 달리했을 뿐, 누룩과 다를 바 없다는 것을 독자분들은 눈치 챘을게다. 자 그러면 누룩과 메주를 건강식품, 발효효소로 먹자고 필자가 주장한다면 이 주장이 틀리는가? 이게 오히려 그들이 만든 곡물효소보다 나을 수도 있다. 실은 밀(소맥)이 미생물이 자라기에는 가장 좋은 곡물이라 여기에 곰팡이를 키우면 가장 좋은 곡물발효효소(누룩)가 된다.

이런 메주와 누룩과 다를 바 없는, 그냥 먹어도 별 효능을 기대할 수 없는 허접한 식품을 가지고 마치 신비한 영약이나 되는 것처럼 양심을 팔고 영혼을 파는 전문가(?)도 있다. 소위 사립대학에서 관련분야 전문가 행세를 하면서 이런 제품에 자기 얼굴을 내밀고 입에 침이 마르도록 칭송을 마다않는 무당 같은 교수가 그들이다.

http://hotdeal.koreadaily.com/product/product_detail.asp?prd_idx=1044

http://www.anewsa.com/detail.php?number=880429&thread=03r02

http://www.etnews.com/20160126000437

결론적으로 먹어서 나쁠 거야 없지만 굳이 비싼 돈 주고 사먹을 필요가 있는가 하는 거다. 물론 발효 중에 곡물의 각종 성분이 미생물에 의해 변환되거나 새로운 미지성분이 나올 개연성은 있지만 그것이 우리 몸에 반드시 좋을 성 싶지도 않으며 실험적으로 확인된 바도 없다. 목적한 대로, 의도한 대로 미생물이 자라지 않으면 발효가 아닌 부패의 개념으로 해석한다는 걸 첨부파일에서 장황하게 설명했다.

곡물을 발효시켜 만든 이 식품에 ‘○○효소’라는 이름을 붙여 비싸게 판다면, 누룩과 메주도 곡물발효효소라 하고 값비싼 건강식품으로 팔지 못할 이유가 없다. 오히려 메주와 누룩분말이 소화를 돕는 데는 이들보다 오히려 우수할 것 같기도 하다(그림참조). 모든 단백질은 위산에 의해 불활화되고 단백질분해효소에 의해 파괴된다. 이것이 소화과정이다. 단, 만에 하나 이 효소가 위산에 의해 불활화되지 않고 소화기관에서 기능을 발휘해야 한다는 전제를 만족시킨다면 말이 되긴 한다. 곡물발효효소와 메주가루, 누룩가루가 생긴 것도 서로 비슷하지 않나? 가장 좋은 것은 임상적으로 증명된 시중의 소화제다. 그러나 소화제도 남용하면 우리의 소화 기능이 퇴화한다는 보고가 있어 장기 복용은 오히려 해롭다고도 한다.

 

“키위 5개 만큼의 프로테아제가 들어 있어” 어떻다는 건가? 단순히 소화를 도와준다고 말하고 싶은 것 만은 아니겠지? 00力이라는 데서는 낫도효소제품을 40만원대에 팔고있다.

문제는 이런 허접한 제품이 소화를 도와준다는데에 그치지 않고 체내 부족한 대사효소를 보충해 줄 수있다는 식으로 소비자를 기만하고 있다는 거다. 체내를 소화관을 이야기 하는 건지 혈액 속 혹은 세포 속을 지칭하는 건지도 분명하지 않다.

너무 길고 장황해 독자 읽기에 지쳤을 줄 안다. 필자 그동안 얼마나 답답하고 분노했으면 나이 값도 못하는 이런 글을 썼겠나? 사기꾼들의 헛소리에 사실이 아니라고 아무리 외쳐대도 오히려 필자를 무식쟁이로 모는 세태에 만신창이가 다 됐다. 가장 많이 듣던 소리가, “TV에서 유명의사가, 교수가, 박사가 그러던데 의사도 아닌 니가 뭘 안다고? 실제 먹어보니까 확실히 효과가 있더라. 누구누구는 그걸 먹고 고질병이 나았다더라” 이런데도 정말 필자 돌지않고서 배기겠나? 하도 답답한 이런 심정, 한말 또하고 또하는 중언부언(重言復言)에서도 알지않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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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태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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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대학교 미생물학과 정년 명예 교수 이태호 입니다. 식품 생명 공학에 관한 연구를 위해 평생을 노력해 왔습니다. 식품에 관한 오해와 진실을 이야기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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